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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없는 패트병과 디자인의 역할

노트폴리오 매거진| 2022.02.03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면서, ‘제로 웨이스트’와 ‘재활용’에 대한 관심 역시 많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가정에서 사용량이 많은 패트병의 뚜껑과 라벨을 분리배출 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패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류에 발맞춰 <환경부>에서는 2020년 12월부터 아파트 내 페트병을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21년 12월부터는 단독주택에서도 해당 규정을 이행해야 한다.



플라스틱 다이어트, 출처: 환경부



참고로 패트병을 분리배출 할 때는 패트병에 붙은 라벨과 뚜껑을 제거하고, 압축해서 버려야 한다. 또한, 디자인을 위해 첨가된 색이 있는 유색 패트병은 분리배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생수 패트병만 분리배출에 해당한다. 환경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디자인의 의미를 반추하게 되는 지점이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



이렇게 뚜껑과 라벨이 제거된 패트병은 재활용하기 용이하다. 의류와 가방, 화장품 용기 등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비하지만, 해당 사업이 안정화되면 고품질의 재활용품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1인 가구의 비중이 늘면서 패트병 사용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패트병 사용량은 더 증가했다. 사실 애초에 이를 소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패트병은 사용하고 난 후 ‘잘 버리는 것’이 더 중요한데, 플라스틱 분리배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나 필요성은 아직 저하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TV 공익 방송을 통해 해당 광고가 송출되고 있지만, 패트병 분리배출이 보편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K PET 분리법



이런 맥락에서 작년 초, 롯데가 선보인 무라벨 생수가 인상 깊다. 롯데는 2020년 1월경, 생수 <아이시스>의 라벨을 없애고 패트병 표면에 브랜드명 ‘아이시스’를 음각으로 새겼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브랜드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홍색 뚜껑은 그대로 유지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야말로 환경을 고려한 브랜드 디자인이다. 롯데 측은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을 고려하여 분리배출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환경보호 역시 쉽게 행할 수 있는 방법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잇따라 라벨 없는 생수 <에비앙>이 출시되었고, 이는 환경 오염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재고하는 시도가 되었다.



무라벨 생수, 출처: 롯데몰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 유색 패트병은 분리배출 할 수 없기 때문에 주류 업계의 동참이 절실하다. 아직 소주나 막걸리 등의 주류를 담는 패트병에 색이 첨가된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몇몇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공감을 표하고 있고, 오늘 자(2021/1/27) 기준으로 <코카-콜라>와 <환경부>가 언택트 비대면 협약을 통해 무라벨 <씨그램>을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이 외에도 이마트, CU 등의 기업이 무라벨 생수 출시에 동참하고 있다.



브리타 생수 필터, 출처: costco



기업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국민들도 패트 생수대신 정수기를 설치하거나 <브리타> 필터를 이용한 생수를 섭취하기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브리타> 역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정수기 설치는 부담되어) <브리타>를 대체품으로 이용하는데, 필터가 재활용 할 수 없다는 게 모순적이다”라는 지적을 받아 재활용 가능한 필터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플라스틱 배출법, 출처: 환경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들의 동참과 국민들의 참여가 의미깊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업 및 국민 모두 패트병 생산과 사용량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꼭 사용해야 한다면, 현재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무라벨 패트병 출시를 어느 정도 법제화하여 효력을 발휘하고, 핀셋 분리배출이 아닌 모두가 동참하는 분리배출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아파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패트병 분리배출이 경비원의 업무로 전가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국민 모두 해당 담론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이시스, 출처: 롯데



환경을 위한 국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 모두의 참여가 절실한 때다. 그중에서도 앞으로 변화할 기업들의 제품 디자인이 자연과 환경에 긍정적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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