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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이 주저하고 망설이는 리더십을 존중하는 이유

바다김| 2022.10.26

Google Design Blog에 실린 Google UX Community & Culture의 Director, Margaret Lee의 글 [Insights from a Reluctant Leader]을 번역한 글입니다.
실력이 부족해서 의역이 많기 때문에 영어가 불편하지 않은 분들은 원문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리더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커리어가 성장함에 따라 규모가 제법 있는 IT계열 회사에서 UX조직을 키우고 리드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2017년에, 여성 리더십 행사에 진정성 있는 리더십에 대한 강연자로 설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제 커리어 내내 겪었던 근본적인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중국계 이민자의 딸로 자란 제가, 어떻게 빅테크 기업의 리더가 되었는지" 말입니다.

제 이야기는 가족적 배경과 직업적 역할에서 오는 기대가 달랐던 다른 이들의 많은 공감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저에겐 '아하' 모먼트였습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이중성을 겪으며 살고 있고, 이러한 주제를 함께 이야기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근본적인 이중성

제 리더로서의 정체성은 제가 그동안 살아온 경험을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중국 시골의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의 일곱 자녀 중 한 명입니다. 제 아버지는 그의 삼촌의 아들로 위장해서, 15살 때 불법 서류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은 정말 용케도 버텼습니다. 부모님이 시민권을 취득할 때까지 감시망을 피해 살았으며, 저와 다른 배경의 아이들과 섞여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비용이 커도 권위를 존중하고, 흐름에 거역하지 말라고 배우면서 자랐습니다. 반면에, 기술 분야의 리더는 파괴적인 생각을 하고 개인주의를 추구하고 최전선에 나서야 합니다.

리더십에 특정한 형태만 옳다고 여겨지는 믿음이 이상하지 않나요?

아마도 당신에게는 별 일 아닐 수 있고, 공감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좁은 정의의 리더십, 멘토를 당신의 팀에서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요.



조금, 다른 관점에서의 리더십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혹은 리더들을 위해서 여러분의 관점을 넓히고 조직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켜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컬쳐핏은 잊어라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은 기술 역량과 경험 외에도 '컬쳐핏'을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과연 좋은 것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다른 평가 기준과 마찬가지로 '컬쳐 핏'이라는 말은 해석의 여지가 모호한 단어입니다. 좋은 시나리오는, 아마 회사의 가치가 맞는지 아닌지 채용담당자와 지원자가 맞춰보는 정도의 용도로 쓰일 수 있습니다. 나쁜 시나리오는, '컬쳐핏'이라는 이름 하에 조직이 가진 기존 편견을 강화(무의식적이든 아니든)하고 계속 같은 성격과 행동을 하는 사람만 채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컬쳐핏' 말고 쓸 수 있는 다른 전략은 충분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IDEO와 Pandora는 '문화 추가'라는 항목을 봅니다. 지원자가 팀에 합류하게 되면 기존 문화를 어떻게 변화하게 만들지 (추가하거나, 나쁘게 만들거나, 보완하거나) 고려하는 것입니다. Atlassian은 '가치 적합성'이라는 항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원자가 회사의 핵심 가치를 수용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어떤 평가 항목을 가지고 있던, 결국 현재의 면접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지 팀의 '역동성'을 키우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다양성을 지원할 수 있는 문화를 성장하려고 하는지 다시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아버지의 주방과 홀에서 양면성에 대한 소개를 할까 합니다. 미국으로 이주한 후, 아버지는 아주 다양한 교외 중식당에서 온갖 일을 맡아서 했습니다. 식당 안 쪽,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궂은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바텐더로서 홀로 나가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에게 낯선 사람의 교외 중산층과 교류하기 위해 '코드 스위칭'을 했습니다. 유쾌하고 예의 바른 사람으로 변신해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 또한 리더로서 비슷한 이중성을 경험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주방'에 끌리고, 무대 뒤에서 주목을 피하는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전통적인 리더십은 사람들의 앞에 나서서 큰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어색하고, 내성적이고 겸손하게끔 자란 저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사람들이 '진보적'이고 '포괄적'이라고 말하는 조직에서 주방과 홀에서의 이중성을 포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드 스위칭'은 단순히 말투를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소통하기 위한 핵심 스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화적, 개인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다수' 문화에 속에 있다면 이런 일이 어느 정도로 일어나는지 파악하지도 못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과소평가받는 사람은, '다수 문화'에 살아남기 위해 코드 스위칭을 하려는 노력이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각자가 어떤 경험을 했든, 각자의 자아를 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개인의 선택, 가정환경, 문화의 결과로 나타난 개인을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배우기 위해 듣자.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을 때, 어떻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을까요? 배움을 위한 경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방식은, 고치기 위해 듣거나 혹은 이기기 위해 듣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상황을 빠르게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고, 후자는 자신의 합리성과 올바름을 고수하기 위한 방식입니다.

배움을 위한 경청은 다릅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해 선입견이나 기존의 가정은 제쳐둡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배움을 위한 경청은, 다른 두 가지 방식처럼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에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미지의 영역을 좀 더 우리의 관점으로 끌어올 수 있고, 우리의 시야는 넓어질 수 있습니다.




혼란스러움을 호기심으로 바꾸자.

'듣는 근육'을 단련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효율'을 추구하는 현재의 당신이 되기 전에, 어린 시절에는 얼마나 호기심 많고 개방적인 아이 었는지 떠올려보세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놓치는 것을 볼 수 있고, 더 많은 '아하' 모먼트를 경험합니다. 경험하는 대부분은 '처음'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선입견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정'과 '선입견'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상충된 이해관계를 파악하는데 아주 유용합니다. 예를 들면, 제품의 스펙은 프로젝트의 범위를 명확하게 해 주며 팀의 책임과 한계를 정의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사람은,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또한 MVP(min viable requirments)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픽사의 첫 여성 감독인 Domee Shi가 2017년에 제작한 단편 'Bao'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는데 무심한지 보여줍니다. 'Bao'는 중국인 어머니와, 만두에 들어간 서구화된 그의 아들의 이야기로, 이민자 가족의 역동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시아계 문화 요소는 아시아계, 혹은 아시아권 사람들에게는 친숙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무척 당혹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엄마에게 당장 전화하고 싶다는'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트윗 수천 개가 동시에 올라오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똑같은 방식이 직장에서도 종종 발견됩니다. 우리는 기존에 가진 '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마주했을 때 애써 무시하고 싶은 유혹을 받습니다. 하지만 혼란을 호기심으로 바꾸려고 해 보세요. 우리가 보는 시야는 넓어지고 좀 더 포용력 있는 사람 혹은 팀이 될 수 있습니다.



파괴적, 혁신적 리더가 아니어도 괜찮아. 괴팍한 리더의 이미지에 속지 말자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리더'의 고정관념에 익숙해졌습니다. 종종 그들의 나쁜 행동이 '선견지명 있는 리더십'이라는 말로 포장될 때가 있습니다. '선지자적 리더십'이라며 리더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존경하거나 용인하려고 할 때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월트 디즈니는 비전이 아이디어를 실체화할 때 필요한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대해, 몽상가(아이디어를 내는 사람), 현실주의자(어떻게든 해내는 사람), 비평가(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사람)와 같은 여러 리더를 두는 방식을 썼습니다. 각각의 고유한 특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디즈니는 리더십을 위한 다양한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서, 그들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포용성에 대한 책임을 가져라

대부분의 기업이 다양성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별 소득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경영진이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책임을 HR 부서가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채용 과정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고용한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죠? 다양한 인구 통계를 가진 구성원 분포, 혹은 단일하게 구성된 구성원 분포 중 어느 쪽에 좋은 평가를 주고 있나요? HR뿐 아니라 조직 전체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있나요? 우리는 모든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 직무, 이른바 '잡무'를 맡는 사람이 생깁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조직에서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하지만, 결국엔 여성이 더 많은 '잡무'를 하게 됩니다. '잡무'에서는 높은 성과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즉,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지 못한다면 승진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이는 더 적은 여성 리더십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합니다.




가치 평가 시스템을 바꿔라.

구글에서 나의 팀은 글로벌 UX 조직을 위한 다양한 범위의 커뮤니티와 문화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몇몇 사람들이 내부 임원 회의나 고용 위원회 같은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개발과 같은 업무가 아니더라도, 커뮤니티 기여는 조직에 필수적이며, 명확한 가치를 기여하기 때문에 우리는 성과 체계를 개편하여 그들이 그들이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커뮤니티 개선에 참여하는 것을 '기타의 일'이 되는 부담을 덜었기 때문에, 구글의 구성원들은 이제 커뮤니티 개선을 위해 훨씬 많은 참여를 합니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한 가치를 수호하는 리더를 높게 평가하고 조직이 그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시야를 넓게 가지면, 단순히 남녀 비율을 맞춘다거나 하는 식으로 '숫자'를 맞추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일상에서 다른 이들을 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들의 과거, 받아온 영향, 문화적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나의 아버지와, 딸로부터 배운 교훈.

14살의 딸, 소피를 둔 어머니로서 생각을 해보면, 소피는 나의 아버지가 '불법 이민자'가 되었을 때와 비슷한 나이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나의 딸 소피(Sophie)가 pre-school에 다닐 때, 나는 계속해서 위반 사항을 다루기 위해 학부모-교사 회의를 위해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소피는 항상 강인하고 두려움이 없었으며,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기꺼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소피가 수업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후, 그녀의 선생님인 주디는 오늘날까지 소피에 대한 제가 경이로움을 가질 수 있도록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

걱정할 일이 아니라, 좋은 소식이에요. 소피가 타고난 리더라는 징조거든요.


이것은 또 다른 '아하' 모멘트였습니다. 인생의 어떤 순간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특성이,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가치 있다고 여겨질 수 도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자신만의 특성을 어떻게 기르고, 균형 잡냐에 따라 우리는 스스로를 더 진실성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리더로 만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타고난 본성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처럼 소심한 사람이나 아니면 소피처럼 당찬 아이나 모두 잠재적인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좋은 리더십인지"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좀 더 넓게 둡시다. 소피 세대의 아이들이 각자의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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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김

KRAFTON에서 Product Insight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일을 합니다.
1️⃣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서 사용자 이해하기
2️⃣ 이해를 바탕으로 팀 흥분시키기, 좌절시키기
2번을 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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