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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인을 소개합니다: 김혜원 디자이너 Part 2

카나하는 뉴욕커| 2022.03.25

카나인을 소개합니다는 디자인, 파이낸스, 컬리너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뉴욕의 비영리 단체 카나의스태프 멤버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이다. 그들의 뉴욕에서의 일상, 취업기, 학교생활 등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만의 뉴욕 서바이벌 스토리를 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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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인터뷰에는김혜원 디자이너의 마케팅 디자이너로써의 업무와 일상에 대해 소개했다면
이번 인터뷰에서는 뉴욕에서의 학교생활과 삶, 그리고 카나에서의 활동까지 알아보려 한다.



김혜원 디자이너는 FIT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AAS과정을 마치고 SVA로 편입해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졸업 후 글로벌 디지털 에이전시인 R/GA에서 프리랜서 비주얼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세계적인 브랜드, 스타트업 광고를 담당하는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인 그레이 그룹에서 커버걸, 레블론, 엘리자베스 아덴, 핏빗 등 뷰티 클라이언트의 아트 디렉팅과 디지털 마케팅 디자인을 맡았다. 현재는 세계 최대의 푸드 회사인 네슬레에서 인수한 건강한 밀 키트 딜리버리 서비스 회사인 Freshly에서 마케팅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김혜원 디자이너는 세계적인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에서 Canon 프로젝트의 디자이너로 이름을 올렸으며 미국 최대 방송사인 ABC 7, Fox 5와 한국의 SBS, Korea Times 등 여러 언론에서 주목해 SVA 졸업 논문 프로젝트인 “MTA Scratch and Sniff”에 대해 소개했다.



Part 2. 뉴욕에서의 학교 생활, 취업 그리고 카나 활동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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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디자이너가 작업한 "Elizabeth Arden" 소셜미디어 디자인과 "McCormick"웹디자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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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뉴욕에 왔나? 나에게 뉴욕이란, 내가 좋아하는 뉴욕의 모습은?

나는 9살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 왔다. 뉴욕에서만 살아보고 뉴욕에서 모든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좀 늦게 깨 닳은 것 같다. 다른 도시와 나라로 여행을 하면 그땐 좋은데 결국 돌아왔을 뉴욕이 정말 좋긴 좋구나라는 느낀다. 그게 여기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편리함인 것 일수도 있지만 지하철역에서 행복하게 연주하는 사람들을 볼 때, 날이 좋은 날 여유롭게 파크를 갔을 때, 타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 내가 뉴욕에 살고 있음에 감사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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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살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보통 사람들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살았기 때문에 영어나 미국 생활에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많이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중에 유학을 오신 분들보단 덜 하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살았더라도 자라온 환경이나 문화가 정말 미국인들하고는 다를 때가 있어서 여기서 쓰는 표현이라던가 문화적인 건 가끔 내가 몰라서 이해 못할 때도 있다. 특히 광고회사에서 일할 땐 더더욱 미국의 트렌드나 컬처를 아는 게 중요한데 내가 자연스럽게 관심 있어서 알게 되는 게 아니라 따로 공부하듯 배우고 알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과 한계를 좀 느끼기도 한다. 이제는 그런 부담감은 줄어들었고 사람들과 같이 대화하고 일하면서 매일 조금씩 알아가고 배우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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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뉴욕에서의 계속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뉴욕이라는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본인이 노력만 한다면 그런 차이점이나 어려움도 잘 받아주는 게 뉴욕 같다. 예를 들어 영어를 잘하지 않는 사람이 뉴욕에서 일하는 건 제가 봤을 땐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냉정하고 차갑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보면 따듯한 구석이 많은 뉴욕 같다. 나를 나대로 받아주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도시고 내 안의 무한한 가능성을 꺼내 주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FIT" 와 "SVA" 캠퍼스



뉴욕에서의 대학교 생활은 어땠나?

나는 FIT에 Communication Design 전공으로 AAS 먼저 2년 다녔는데 전공수업 외 수업도 좋아했기 때문에 첫 대학생활에서 들을 수 있는 수업이 다양해서 정말 좋았다. 한 학기에 들을 수 있는 수업이 한계가 있는데 듣고 싶은 수업은 많으니 계절학기 들으면서 듣고 싶은 수업을 듣기도 했다. 수학을 좋아해 수학 부전공을 했고, 평소 배우고 싶었던 일본어도 듣고. 전공수업들도 디자인 하나하나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배우면서 패키징, 전시 디자인 여러 가지 해볼 있었던 같다. 2학년이 끝날 때쯤 3-4학년 때 공부할 BFA 전공을 정해서 지원하게 되는데 전공 수업 커리큘럼이 좀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SVA로 편입해서 2학년부터 다시 다녔다.



FIT와 SVA 두 학교를 다녀봤는데 어땠나? 많이 다른가?

FIT는 패션전공이 제일 유명해서 그쪽으로 기회가 더 많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은 한국 학생들 수 도 적고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도 적었고 같이 수업 들었던 친구들은 경쟁보다는 서로를 돕는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커리큘럼 변경하거나 이런 면이 더 늦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SVA는 그래픽 디자인 쪽이 메인 전공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자극이 되었고 학교 측에서도 많이 도와주었고 네트워킹 등의 기회가 많았다. 그리고 그래픽 디자인 분야로 유명한 교수들이 많았는데 펜타그램의 최초 여자 디렉터인 폴라 셰어, 천재 디자이너로 불리는 제시카 월시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있다. 또, 커리큘럼 자체도 교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어서 현직에 계시는 교수님 회사에 가서 수업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뉴욕 지하철에 붙여 있는 "MTA Scratch and Sniff" 포스터



대학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어떤 수업이었나?

SVA에서는 교수님마다 진행하는 수업 스타일이나 프로젝트가 달라서 열심히 수업에 대해 리서치하고 내 스타일과 맞는 선생님을 찾아가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어떤 교수들은 수업 신청을 했던 안 했던 첫 번째 수업에 내준 디자인 테스트를 패스해야만 수강신청이 인정이 되기도 하며 여러 가지로 경쟁이 굉장했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학교를 졸업하면 안 하거나 할 수 없을 것 같은 프로젝트를 할만한 교수를 많이 찾아갔었다. 어차피 회사 가면 디자인을 많이 해서 늘 텐데 학교에서만이라도 좀 더 아이디어가 중심이 되거나 콘셉트 슈얼 한 작품을 좀 더 하고 졸업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4학년 때 졸업 논문 수업이었는데 펜타그램 Associate Partner인 Joe Marianek과 Dinah Fried 교수님의 수업에서 한 MTA Scratch and Sniff 프로젝트다. 졸업 논문 수업은 일 년 동안 진행이 되는데 1학기 때는 공간과 감각을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나는 퀸즈에 살아서 맨해튼인 학교까지 지하철을 타고 통학했는데 아무래도 지하철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니까 지하철에 대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었다.



뉴스에 나온 "MTA Scratch and Sniff" 프로젝트


나는 뉴욕에 어렸을 때부터 살았기 때문에 뉴욕의 지하철이 다른 곳들에 비해서 더럽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온 친구들은 처음 뉴욕 지하철의 더러운 모습을 보고 다들 놀랐다고 했었다. 그래서 뉴욕에 더러운 지하철에 대한 프로젝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미국에는 손톱으로 스티커를 긁으면 향이 나는 Scratch and Sniff란 스티커가 있는데 이걸 지하철에서 나눠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프로젝트에 대해 교수님에게 설명하니까 왜 뉴욕의 지하철이 더러운지에 대해서 리서치를 더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좀 더 깊게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있더라. 이런 문제점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면 좋을 같아서 이런 내용을 담은 포스터를 만들고 사람들이 가져갈 있게 포스터에 손수 동그라미 스티커를 만들어 향이 나는 오일을 뿌려 포스터에 붙였다. 지하철 이곳저곳 붙이면서 경찰에 제지당할까 겁도 났지만 이곳저곳 포스터를 붙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프로젝트를 알리기 위해 언론 몇 곳에 제보를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언론사에서 연락을 주셔서 ABC 7, Fox5, SBS 등의 방송과 기사에서 나의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대형 에이젼시에 취직을 했는데 나만의 취업 팁이 있나?

아직 누군가에게 팁을 줄만한 자리는 아닌 것 같지만 본인 작업과 생각을 잘 설명할 줄 알아야 하고 네트워킹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운도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있는 회사에서 잘한다고 인정받으면 그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해서 자리가 나면 오라고 연락이 오더라. 나도 그렇게 해서 일을 구하거나 아니면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같이 일했던 동료가 전에 일했길래 말했더니 내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를 채용 관계자에게 보내줘서 인터뷰 보고 바로 일하게 됐다. 그래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본인도 일을 열심히 해서 추천할만한 사람인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같다.

한 번은 지원한 회사에 정보가 별로 없어서 그 팀에 있는 디자이너를 따로 링크드인으로 찾아 연락해 커피토크해서 조언도 듣고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네트워크가 없다면 만들면 된다. 그리고 취업이나 커리어에 고민이 있다면 멘토가 될만한 사람과 대화해 조언을 얻는 것도 좋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고 취업 관련해서 물어볼 수도 있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 게 항상 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힘이 될 때도 있고 채찍질이 되거나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취업할 땐 본인 스스로 부족한 점이나 장점을 아는 것도 중요하니까.



카나의 톡톡톡행사때 판매했던 카나 요리팀의 과일 청



디자이너로 취직하고 많이 바빴을 텐데 카나는 왜 지원했나?

어렸을 때부터 봉사활동은 꾸준히 해왔었는데 봉사활동하다 보면 내가 가진 재능을 살려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에 도움이 있는 기회가 항상 있었던 같다. 카나는 대학생 때 처음 생겼을 때부터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단체여서 카나 행사인 톡톡톡, 넥서스, 팝업 키친 이벤트도 관객으로 참여했었고 개인적으로도 이 단체에서 기획하는 행사와 취지가 맘에 들어 나도 팀원이 되고 싶었다. 나는 디자인 전공이었기 때문에 다른 디자이너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크리에티브 팀으로 지원했다. 지금은 카나의 크리에티브 디렉터로써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메이터, 포토그래퍼, 비디오그래퍼, 에디터들로 구성된 팀을 총괄 매니징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소셜 미디아 디자인 경험을 살려서 홍보팀과 협업하면서 마케팅 디자인의 전체적인 틀을 잡아주고 있고 그 외에는 크에팀 멤버들이 카나를 통해 하고 싶은 일과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리더십과 함께 카나의 미래를 위한 방향을 항상 고민하고 의논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카나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과 프로젝트 등 을 꼽자면?

내가 참여했던 카나 프로젝트 중 가장 좋아하는 이벤트는 톡톡톡이다. 내가 학생 때도 게스트로도 갔었던 행사인데 원래 토크 이벤트를 좋아하기도 하고 미국에서 종사하는 한국인들을 따로 섭외하니까 공감을 했던 같다. 카나를 들어오고 톡톡톡 준비를 벌써 4번 진행했는데 그중에서 크리에티브 디렉션 톡에서 가장 많이 영감을 받았다. 톡을 기획하면서 패널이신 카나 님, 안태완 님을 만나서 대화해보았는데 정말 인간적으로도 좋은 멘토라고 생각했다. 톡을 기획하면서 카나 멤버들은 사전 인터뷰에 가서 패널들의 이야기를 전부 다 들을 수 있는데 구글에 계시는 안태완 님께서도 영어로 힘드셨던 일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고 내가 개인적으로 커리어적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지금이라도 노력을 하면 못할 게 없다 전혀 늦지 않았다 라고 말씀해주셔서 힘이 났던 기억이 있다.



카나 톡톡톡 행사전 패널들과의 사전 인터뷰

톡톡톡을 크리에티브 디렉터로써 기획하면서 카나에서 여러 번 했던 행사라 사실 디자인적으로도 이미 어느 정도 템플릿이 있는 프로젝트이지만 이걸 전과 똑같이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부터 메인 포스터나 몇 가지는 그대로 가되 소셜에 올라가는 홍보물은 그해 톡톡톡만의 콘셉트와 스타일을 새로 잡아서 작업하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아 톡에서는 인스타그램 컬러 팔렛을 사용해 디자인했고 톡마다 이번에는 어떻게 이 패널분을 소개할까 항상 고민한다. 하나의 소셜 포스트를 만들 때는 하나의 그리드라고 생각해서 광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체적인 그리드의 이미지를 보고 어떤 포스트의 디자인이 다음에 올리면 전체적인 이미지와 맞을까 생각하며 디자인한다. 그래서 나에게 톡톡톡 이벤트는 디자이너로서는 새로운 콘셉트를 잡고 디벨롭할 있는 부분에서 재미가 있고 사전 인터뷰에서 패널분들 만나 뵙고 그분들의 스토리를 편집 없이 들을 있었던 기회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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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건 더 광범위해지는 것 같고 여러 가지 또는 모든 걸 할 줄 아는 디자이너가 많아지는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또 배우는 걸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트렌드가 빨리 바뀌고 시대도 빨리 바뀌는 만큼 성장하지 않는 디자이너는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성장하는 방식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과 배움이 중요하다. 디자인과 관련된 새로운 툴, 테크닉, 스킬도 좋고 그 외에 관심사들도 좋다. 새로운걸 많이 배울수록 시야가 넓어지면서 나에게 영감이 수도, 누군가와 협업을 해야 도움이 수도, 네트 워킹할 스몰 토킹이 수도, 나를 현명한 디자이너를 만들어줄 수도 있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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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하는 뉴욕커

뉴욕 한인 예술인을 위한 비영리 단체 KANA (Korean Association of New York Artist)의 매니징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윤주입니다. 8년간 비영리 단체를 활동하고 운영해오며 겪었던 뉴욕에서의 경험들 그리고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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