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서체는 공간을 구획하고 한정된 공간 내에서 균형을 맞춰 설계된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모가 참 많습니다. 기반을 탄탄히 잡아주는 그리드를 가지고 있는 서체는 무너지지 않도록 잘 설계된 건축처럼 튼튼하고, 안정적이며 조형미가 훌륭하지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아이덴티오에서는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개발할 때 언제나 타이포그래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근본을 토대로 디자인을 확장해 나가려 노력합니다. 이미 가공된 레퍼런스 서체 위에 새로운 변형을 더하다 보면 화장 위에 화장을 덧칠한 것처럼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과장된 모습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15세기부터 21세기까지 출판물 역사에 가장 자주 등장한 대표적인 라틴알파벳 서체 디자인 9가지와 그 서체로 만들어진 멋진 그래픽 웍을 함께 소개합니다. 읽기의 편의를 돕는 세련되고 예술적인 서체의 조건과 그 불변의 기준을 느껴보세요.
1. Garamond
2. Caslon
3. Baskerville
4. Bodoni
5. Clarendon
6. Berthold
7. Times
8. Helvetica
9. Universe
1. Garamond 가라몽체
1535년 파리의 활자공 클로드 가라몽이 디자인하고 제작한 전형적인 올드 스타일 세리프 서체입니다. 가라몽은 최초로 로만체와 이탤릭체를 활자체로 디자인됐으며 이후 로베르 그랑종과 크리스토프 반다이크에 의해 개량되었고, 명료하고 조화로운 형태에 힘입어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가라몽체는 가로 획과 세로획의 굵기 차이가 크지 않고 브래킷 세리프가 둥글게 만들어져 있으며, O와 같은 둥근 글자의 기준선이 약간 기울어지고 대문자의 키가 소문자의 어센더보다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2. Caslon 캐슬론체
윌리엄 캐슬론 1세(1692~1766)가 디자인하고 제작하여 그의 이름을 딴 세리프체입니다. 캐슬론은 1720년 옥스퍼드에서 활자공으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캐슬론체는 추후 영국의 활자 주조 발전에 토대를 놓아 영국을 대표하는 로만 서체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슬론은 개별 활자의 조형성보다 텍스트를 이루었을 때 더욱 드러나며, 다소 굵은 획과 개별 글자의 완벽하지 못한 비례, 조금 덜 세련된 듯한 디테일이 모여 이루어내는 질감은 기존의 본문용 서체보다 굵은 획과 강한 시각적 개성과 생동감을 줍니다.
3. Baskerville 바스커빌 체
1757년, 존 바스커빌(1706~1775)이 네덜란드의 모델을 개량하여 만든 서체입니다. 전형적인 과도기체, 즉 올드 스타일에서 모던 스타일로 전환되는 과정의 과도기적 형태를 띠고 있으며, 과거의 필기체 양식을 기초로 새롭게 제작한 서체 중에서도 현대적 서체의 선구자라고 일컫어집니다.
바스커빌체는 올드 페이스처럼 세로획과 가로 획의 굵기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도 모던 페이스처럼 현대적인 미를 갖추고 있습니다. 올드 스타일에 비해서는 굵은 획과 가는 획의 차이가 크고, 브래킷 세리프가 좀 더 예리하며, 동그라미 축이 수직에 가깝고 엑스하이트가 높으며 치밀하고 우수한 비례를 갖고 있습니다.
4. Bodoni 보도니체
1790년, 잠바티스타 보도니(1740~1813)가 파르마에서 제작한 서체로, 푸르니에와 바스커빌의 디자인을 연결하는 과도기적 서체로 평가됩니다. 보도니는 18세기 말에 유행했던 굵은 획과 가는 획의 대비가 강해지고, 세리프의 브라켓이 없어지며, 동그라미의 중심축이 수직을 이루는 모던 활자의 대표적인 선구자입니다.
보도니는 기하학적으로 설계된 글자로서 세리프가 수평으로 직선을 이루고, 극단적으로 가는 헤어라인과 무거운 중심 획의 대비에 의해 수직성이 강하게 과장되어 엑스하이트가 작지만 넓고 진해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5. Clarendon 클라렌든체
19세기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강력한 광고용 서체가 요구됨에 따라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집션 서체에 바탕을 두어 1815년, 피긴스 활자 주조소에서 처음 선보인 서체입니다. 클라렌든은 20세기에 헬베티카, 유니버스 등의 산세리프 서체의 유행에 힘 입어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해 네오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서체들과 조화와 대비를 이루었습니다.
클라렌든은 초기의 이집션 스타일과는 다르게 획의 굵기의 차이가 있고 세리프가 기둥과 곡선으로 연결되면서 부드러운 인상을 지니므로 본문용 서체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등 여러 종류의 인쇄물에 성공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6. Berthold 베르톨트체
1898년, 디자이너 호프만이 베를린에서 디자인한 산세리프체입니다. 이 서체는 19세기 초의 산세리프 서체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주요한 특징은 가로 획과 세로획의 두께가 거의 같다는 것이다. 베르톨트체는 2차 대전 후에 스위스에서, 이후에는 유럽 전역에서 부흥기를 맞았으며, 차분한 형태에 힘입어 산업 광고에 특히 애용되었습니다.
7. Times 타임즈체
1923년, 스탠리 모리슨이 지의 신문 인쇄라는 특정한 용도로 디자인한 서체입니다. 그는 '최대한 명료한 인상과 가독성이 있는 서체'라는 방향성에 집중하여 네덜란드 세리프 서체인 '모노 타입 플란틴'을 모델로 하여 지면을 절약할 수 있는 명료한 인상의 서체로 만들어냈습니다.
글자의 세리프가 짧고 뾰족하여 질이 나쁜 종이에 인쇄해도 가독성이 좋으며, 획 굵기의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어 대문자와 소문자 모두 형태가 명료합니다. 신문용 서체로 개발되었지만 잡지, 광고,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 분야에 위용을 떨쳤습니다.
8. Helvetica 헬베티카체
1957년, 스위스의 막스 미딩거가 디자인한 이 서체의 글자꼴은 베르톨트체 및 초기 산세리프 서체를 바탕으로 합니다. 헬베티카는 상대적으로 굵은 획과 가는 획의 차이가 없고, 획의 굵기가 시각적으로 동일하게 조정된 산세리프체의 대표라고 할 수 있으며, 제작 직후부터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헬베티카의 주요한 특징은 c, e, g, s의 끝이 수평을 이룬다는 것으로, 베르톨트체는 이와 달리 글자 끝이 사선으로 처리되어 있으며 상대적으로 공간이 더 넓고 형태가 둥급니다. 단순화된 g와 베르톨트체보다 약간 짧은 세로획은 보다 가독성을 강화합니다.
9. Universe 유니버스체
1957~1963년, 아드리안 프루티거가 파리의 드베르니 에 페뇨 활자 주조소에서 디자인한 유니버스체는 지금까지 가장 널리 쓰인 산세리프 서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정체와 이탤릭체에 대해 라이트, 미디엄, 세미볼드, 볼드의 굵기를 구비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서 모든 크기로 사진식자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인쇄와 디자인에 있어 중요한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유니버스체는 지금까지 가장 널리 쓰인 산세리프 서체이기도 합니다. 이 서체는 인쇄 시의 오차를 계산해 줄기와 줄기가 만나는 부분이 날카롭게 파여있는 특징으로 인해 긴 문장을 조판할 때 선명하게 보여 인쇄 품질을 보장합니다.
이상으로 디자이너가 꼭 알아두면 좋을만한 라틴알파벳 서체 9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참고자료출처
도서 : 디자이너를 위한 그리드 시스템 / 요제프 뮐러 브로크만 지음 / 오윤성 옮김 / 비즈앤비즈
1. Garamond
https://www.myfonts.com/fonts/tb-atf/garamond-atf/
https://fontsinuse.com/uses/24143/koninklijke-bibliotheek
https://www.designprintdigital.com/blog/typography/typography-series-005-garamond/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
2. Caslon
https://www.myfonts.com/collections/caslon-bold-bt-font-paratype
https://fontsinuse.com/uses/8295/d-angelo-and-the-vanguard-black-messiah-poste
https://fontsinuse.com/uses/34014/the-magic-barrel-by-bernard-malamud-farrar-st
https://fontsinuse.com/uses/3348/hole-corner
https://fontsinuse.com/uses/3348/hole-corner
3. Baskerville
https://www.myfonts.com/fonts/paratype/baskerville-display-pt/
https://fontsinuse.com/uses/23081/website-martin-la-roche-contreras
https://fontsinuse.com/uses/30771/nina-chuba-i-owe-you-nothing-lips-shut
https://fontsinuse.com/uses/14815/king-creosote-andamp-jon-hopkins-diamond-mine
https://fontsinuse.com/uses/2822/language-an-introduction-to-the-study-of-spee
4. Bodoni
https://fontsinuse.com/uses/21885/truman-capote
https://fontsinuse.com/uses/17227/mondo-grosso-album-art
https://fontsinuse.com/uses/2607/the-patrick-melrose-novels-by-edward-st-aubyn
https://www.zekagraphic.com/must-have-fonts-for-graphic-designer/
https://fontsinuse.com/uses/14160/brookstone-identity
5. Clarendon
https://fontsinuse.com/uses/3754/hungary-postage-stamps-dogs-ca-1967
https://fontsinuse.com/uses/5944/vintage-kaiser-alarm-clock
https://fontsinuse.com/uses/25386/jazz-kaleidoscope-by-pete-brown-and-jonah-jon
https://fontsinuse.com/uses/4183/the-prestige-all-stars-roots-album-art
https://fontsinuse.com/uses/3155/telling-the-story-book-cover
6. Berthold
http://processtypefoundry.com/blog/2011/08/from-the-stacks-berthold-type-foundry-specimen/
https://laymanslayout.wordpress.com/2012/01/17/layout-swissted-punk-posters-in-the-swiss-style/
http://www.ic.gc.ca/app/opic-cipo/trdmrks/srch/viewTrademark.html?id=883072&lang=eng
https://search.muz.li/MDk3M2Q4ODA1
7. Times
https://fontsinuse.com/uses/25135/new-roman-times-camper-van-beethoven
https://fontsinuse.com/uses/36187/hoa-tour-website
https://fontsinuse.com/uses/29082/brasilia-3-warten-waiting
https://fontsinuse.com/uses/18426/lunga-2000-2010
https://fontsinuse.com/uses/4655/buchgestaltung-in-der-schweiz-exhibition-post
8. Helvetica
https://fontsinuse.com/uses/21211/helsinki-poster
https://fontsinuse.com/uses/16841/canise
https://fontsinuse.com/uses/4863/baywa-logo-1972
https://fontsinuse.com/uses/16203/ladies-and-gentlemen-we-are-floating-in-space
https://fontsinuse.com/uses/32440/toe-for-long-tomorrow
9. Universe
https://fontsinuse.com/uses/38873/organisationskomitee-fuer-die-spiele-der-xx-o
https://fontsinuse.com/uses/15128/humpty-dumpty-brewery-1
https://fontsinuse.com/uses/21598/let-the-object-speak
https://fontsinuse.com/uses/24687/mundo-futbol-by-fola
https://fontsinuse.com/uses/38445/gehen-in-der-wueste-by-otl-aicher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창업가와 사업가를 비롯해 개발자와 디자이너, 그리고 브랜드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컨텐츠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이번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 부탁드리겠습니다.그리고 지속적인 컨텐츠 알림을 받길 원하신다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가치관과 신념을 전하는 유일한 아이덴티티를 만든다, 아이덴티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