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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인재상이란?

김성빈| 2022.07.11

저는 한국 IT기업에서 브랜드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이 존재하지만 한국의 디지털 분야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간다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죠. 그리고 시작 또한 쉽지 않아요. 현업, 예비 디자이너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예요. 학교에서 회사에서 나보다 디자인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많거든요. "왜 나는 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못하지?" "왜 나는 내 디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지?" "저 사람은 디자인 말고도 다양한 활동도 하는데 난 뭐하고 있는 거지?" 등 저도 이런 생각들을 정말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이 일을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앞으로 계속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정말 많았어요. (물론 지금도 안 한다면 거짓말...)

우리는 사회에서 그리고 디지털 분야에서 디자이너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보다 대체 불가능한 인재상이 되길 원해요. 그래야만 디자인을 오래 할 수 있다고 믿는 거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여기까지 제 말에 공감을 하셨다면 이제 "대체 불가능한 인재상"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죠. 제가 생각한 대체 불가능한 인재상이란 다음과 같이 정의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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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길 때 리더 혹은 구성원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제가 존경하는 리더님에게 직접 들었던 말이었어요. 회사에서 리더가 가장 필요한 사람, 가장 필요한 디자이너는 특출난 한 사람이 아니에요. 조직장 입장에서 어떤 과제가 주워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가 아니라 "이걸 누구누구한테 맡기면 잘 해낼까?"에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전문가가 필요해요. 각자의 포지션이 있죠. 그 각자의 포지션에서 잘하는 사람으로 먼저 떠오르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다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어렵고 지친다면 나만의 포지션을 갖도록 고민해보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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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에서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성과를 증명하는 사람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조직 내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걸 계속 증명하는 사람이에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것들을 말이죠. 특히 디자인 분야는 그걸 증명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생각해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정답을 찾아가는 분야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열정이에요. 열정이 있다면 뻔한 결과물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게 돼요. 디자이너로 8년을 일하면서 다양한 디자이너들을 만나봤어요. 그중 제 눈에 잘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모두 열정이 있었고, 열정을 통해 자신이 잘하는 걸 계속 고도화 시키고 성장했어요. 그들도 분명 처음엔 부족했을 거고 다른 디자이너들을 부러워했을 거예요.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가 잘하는 걸 어떻게 하면 고도화 시킬지를 고민한 디자이너라면 이미 성과를 증명하기 위한 사람으로서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이에요. 뻔한 말이지만 시작이 반이잖아요. 마음의 자세가 남이 보는 나의 자세가 됨을 믿어요.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을 파악해 잘하는 것을 더욱 돋보이도록 노력하는 사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을 파악해야 해요. 그리고 잘하는 것을 더욱 고도화해 회사에 증명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 방법은 참 다양하다 생각해요. 꾸준히 트렌드를 보는 습관이 있다면 남들보다 빠르게 적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고, 체력과 시간이 많은 게 장점이라면 하나의 완성도 높은 형태를 만들기 위해 남들보다 3~4배는 더 많이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이죠. 그리고 핵심을 파악하는 것을 잘한다면 프로젝트의 구조를 글로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핵심을 뽑아내는 사람은 시각적인 결과물이 부족해도 공감을 얻을 수 있거든요. 물론 시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자신 있다면 더 좋겠죠.

이처럼 자신이 잘하는 것을 먼저 찾아보면 좋겠어요. 생각이 나지 않을 경우 글로 써보세요. 생각보다 쉽게 떠오를 수 있어요. 그리고 이걸 어떻게 하면 고도화할지 고민한다면 좋은 인재가 될 수 있어요. 그렇게 믿어요. 그리고 잘하는 것을 고도화시키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족한 것을 잘하고 싶어져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거죠. 동시에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을 고도화 시키지 마세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더라고요. 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고 잘하는 것을 위해 먼저 고민해 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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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

위에서 언급한 인재상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말이에요. 우리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답게 성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제가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어요.

"다른 디자이너의 성장 사례에서 너에게 필요한 것만 가져와 가공해서 대입해 봐. 그대로 따라 하지 마. 그리고 오히려 사례를 많이 볼수록 고정관념에 잡혀 너다움을 찾기 어려울 수 있어. 그러니 유명한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와 강의를 비싼 돈을 주고 사지 말고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히려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는 거야. 그들은 돈을 주고 남의 디자인을 사지 않아. 그들도 분명 처음엔 막막했지만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고, 지금은 누군가에게 사례가 되었어. 방법은 다양해. 많은 걸 보고 들으려 해봐. 거기서부터 시작이야. 아무리 노력해도 생각나지 않는다면 아직 부족한 거야. 인정해야 돼. 더 많이 경험하면서 스스로를 고도화시켜야 해. 어딜 가든 무엇을 보든 다르게 보려고 노력하고 관찰력을 길러봐. 고도화 시키는 과정에서 나다움을 찾는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보려 노력해. 조급해 하지 마. 넌 아직 산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아. 잘하는 사람보다 더 멋진 사람은 잘하기 위해 성장하는 사람이야. 힘내자 우리."

김성빈 [illustration for me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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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빈

네이버웍스 브랜드 디자이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 위를 걷고 꾸준히 걷고 그리고 함께 걷는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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