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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ography of 'Stranger Things'
본 게시글은 해외 디자인 아티클을 번역한 글입니다.
아티클을 번역하며, 몇 가지 정보와 링크를 덧붙였습니다.
Nleson Cash(디자인/테크 스튜디오)의 대부분의 우리처럼 당신은 아마 넷플릭스의 최신 공포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친구나 직장 동료에게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아마 나처럼, 늘 그렇듯이 야근하며 밤이 깊어갈 때, 당신의 거실이 이 포틀랜드 촌극의 장면과 아주 닮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래, 이 드라마 정말 훌륭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느꼈을까? 뛰어난 캐릭터 구성, 살인적인 점수, 그리고 어린 시절에 대한 따뜻하고도 흐릿한 연결고리말고 또 다른 게 있을까?
그렇다면 이 52초 영상이겠지: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라면, 이것은 스크린상의 또 하나의 스타가 아닐까 싶다: 타이포그래피 말이다.
[Stranger Things] 타이틀 시퀀스는 순수하고, 완전한 타이포그래피 포르노다. 텔레비전 쇼가 더욱 정교한 (GOT나 True Detective 같은) 타이틀 시퀀스를 선택한 것에 비해, [Stranger Things] 오프닝은 신선할 정도로 간단하다. 불필요한 것을 싹 빼버리고, 분위기를 표현할 필수적인 요소만 보여준다. 더욱 중요한 건, 내가 디자이너로서 몇 번이고 배워왔던 교훈을 증명하는 작업이었다: 바로 글자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타이포그래피 포르노: 구미가 당길 만큼 자극적으로 타이포그래피를 표현했다는 뜻. 자극적이고, 탐스럽게 표현한 걸 “~포르노”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비슷한 사례로 맛깔나게 촬영한 음식 사진, 쿡방, 먹방을 일컫는 ‘푸드포르노’가 있다.
하지만 이 로고의 얼마 안되는 선택지를 갖고 어떻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을까? 이 작업의 타이포그래피적 성공 요인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지, 스케일(축척), 그리고 팔레트.
[Stranger Things] 로고는 아마 이상하게 친숙할 텐데, 마치 스티븐 킹이 이 분야의 대가였을 때의 시대를 회상시킨다. 이 드라마의 제작자 Matt와 Ross Duffer는 스티븐 킹 소설의 복사본을 타이틀 시퀀스를 작업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Imaginary Forces로 보내 드라마 로고에 그의 영감을 직접적으로 반영했다
80년대를 살았던 누구나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이 표지들은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독특한 서체 Benguiat 의 현대화 버전을 사용하여, [Stranger Things] 로고는 그에 따른 느낌을 표현하여 스티븐 킹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도 타이틀 시퀀스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화면에 붉은 선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이를 단순한 도형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는 곧 N의 꺾인 부위, R의 아치, S의 굴곡을 확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너무나 가까워서 필름 입자들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가
익스트림 클로즈업은 영화적 기법으로, 의도적으로 적당히 사용하면 시청자를 감정을 극도로 불러일으킬 수 있다. 개인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듯한 방식으로, 시청자는 그 장면에 차원이 다른 가까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 감정은 시청자가 스스로 연약함을 느끼게 하고, 깊은 감정을 이끌어내도록 한다 — 이 경우, 불안함이나 두려움까지 느끼기도 한다.
*익스트림 클로즈업: 특정 부위를 타이트하게 클로즈업하는 샷shot의 일종. 클로즈업보다 더욱 클로즈업하는 촬영 기법.
서체의 올바른 조합을 찾아내는 것은 지루할 수 있다. 정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이 가이드라인처럼 사용하는 몇 가지 테크닉이 있다. 이 테크닉 중 일부를 사용하면, 장식적인 세리프 서체 Benquiat와 기하학적 산세리프 서체 Avant Garde의 조합은 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 팔레트를 구축할 수 있다
이 두 서체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건 그들의 역사적 관계이다. 각 서체는 타이포그래피 분야의 영웅적 인물이자 오랜 친구 에드 벤기앗Ed Benquiat(Benguiat 서체)과 허브 루발린 Herb Lubalin(Avant Garde 서체)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이 서체들은 1970년대 ITC에서 공개 및 배포되었다. 그리고 20세기 초 두드러진 미술운동에 영감을 받은 것이다 — Benguiat는 아르누보, Avant Garde는 바우하우스.
*ITC(International Typeface Corporation): 1970년 미국에 설립된 서체 회사
1980년대는 다양한 예술 사조의 시대의 레트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하는 데 있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소환된다. [Stranger Things] 팀의 훌륭한 선택으로 이들은 2016년 다시 사용되었는데, 우리는 타이포그래피의 역사적인 힘, 디자인의 시대초월적 속성, 그리고 우리 마음 속의 영원히 남아 있는 노스텔지아를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추신: 나는 이 드라마의 나머지 시즌을 몰아보기(binge-watch)했다. 이 드라마 제작에 관여한 천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특히 능력있는 디자인팀 Imaginary Forces에게 특별한 찬사를 표한다.이 아티클에 사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은 모두 디자이너와 애니메이터 Eric Demeusy에 있다.
COVID19 사태로 시즌4 릴리즈가 지연되고 있는 넷플릭스 공포 드라마 [Stranger things]. 우리나라에는 [기묘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 동명의 일본 공포 드라마가 있다. 워낙 오래 전 드라마라 (묻혀버려서) 이제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가 뜬다.
이 글은 [Stranger Things(이하 기묘한 이야기)]의 로고와 타이틀 시퀀스 디자인에 대해 서술한다. [기묘한 이야기]는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작은 동네에서 일어나는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스티븐 킹의 소설 표지를 모티브로 했는데, 그중 소설 [미스트](영화로 나왔다!)는 [기묘한 이야기]와 비슷한 설정이라 생각된다.
80년대 미국을 나타내기 위해 서체 벵기앗Benguiat, 아방가르드Avant Garde를 골랐으며, 이들은 프로그램 상에서 혼용(섞어짜기는 아닌 듯하다)에 매우 적합했다고 한다. 그리고 SF, 공포 장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로고를 빛나는 붉은색 테두리로 표현했으며,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에서 줌아웃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글의 말미에 사용된 단어 Binge watch는 2013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로, "빠른 시간 안에 여러 개의 TV 프로그램 에피소드를 관람하는 행위", 즉 "몰아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