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책의 정의, 역사, 오늘날의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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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이란 무엇인가?
책은 실제 물성을 지닌 저작권자의 사상적 결과물입니다. 즉, 낱장을 넘기며 만질 수 있고, 종이와 잉크의 냄새를 맡으며, 머리맡에 둘 수 있는 하나의 객체인 것이죠. 국어사전에서 책은 아직까진 ‘종이책‘만을 지칭합니다. 우리나라는 유네스코 권고 기준에 따라 책이 49쪽 이상일 경우, 발행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도서의 기준은 국가별로 조금씩 다릅니다.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
<책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국내에서 ‘전자책’은 종이의 형태가 아닌, 디지털화되어 읽거나 들을 수 있도록 제작된 콘텐츠와, 이를 보여주는 전자 단말기를 통칭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e북‘, ‘전자 도서’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외국에선 디바이스를 제외한 콘텐츠를 ‘전자 소스‘라는 용어로 많이 사용됩니다. 전자책은 제작과 유통 비용이 절감되어 종이책 가격의 70%대로 구매할 수 있고 부피를 차지하지 않아 보관이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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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과 인류 문명의 발전
인류에게 책은 문자를 기록하여 많은 지식과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입니다. 하지만 중세 때만 해도 정보의 접근은 왕과 귀족, 교황 등 상류층에게 독점되다시피 했습니다. 즉, 누가 스승의 필사본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큰 권력이었죠. 책은 복종이었고 오류나 허술함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인쇄술의 발명 덕분에 인류 문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과학기술 발전 등 그럼, 책의 역사를 한번 살펴봅시다.
※ 책과 인쇄술의 발전
BC 기원전
(1) 메소포타미아 점토판
(2) 중국 죽간
(3) 이집트 파피루스
(4) 고대 그리스로마 양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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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기원후
(5) 채륜의 종이 개발
(6)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7) 옵셋, 디지털 인쇄
(8) 전자책, 오디오북
BC 2700년경
인류 최초의 책은 ‘점토판‘으로, 지금의 이라크와 그 주변 지역이었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메르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점토판은 진흙이 굳기 전 갈대 펜으로 ‘설형문자(쐐기문자)‘를 새기고 햇볕에 말리거나 가마에 넣고 구워 만들었습니다. 보존성은 우수했지만 부피가 크고 무거워 보관이 어렵다는 게 단점입니다.
BC 1900년경
동양에서는 다른 형태의 책이 존재했는데, 중국에서 만든 ‘죽간‘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죽간은 대나무 조각을 끈으로 엮어서 제작했습니다. 한자 冊(책 책)은 바로 이 죽간의 모양을 따서 만든 ‘상형 문자‘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글을 쓰는게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죽간은 구조와 나무의 결로 인해 세로로 작성하는게 특징입니다.
BC 300년경
최초의 종이라고 할 수 있는 ‘파피루스’는 이집트에서 시작됐는데, ‘Paper’의 어원이 바로 ‘Papyrus’입니다. 나일강 유역에 서식하는 미나릿과 식물로서, 줄기를 얇게 잘라서 가로세로 겹친 후 물에 담가 압력을 가하면 자연스럽게 밀착되어 종이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긴 두루마리로 사용되어 소장하기에 편리했지만, 습기에 취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보존이 어렵습니다.
BC 200년경
양피지는 이집트가 지중해 너머로 파피루스 수출을 막으면서 생겨난 새로운 형태의 책입니다. 양이나 염소, 송아지 등의 가죽을 가공하여 만들었고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때부터 유럽의 제지 산업이 발전하기 전까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처음엔 두루마리 형태였지만 후에 최초로 현재 책 모양인 Codex라는 제본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파피루스의 보존의 어려움을 해결했지만,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약 15마리의 가축이 필요했고 2~3년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AC 105년
중국 후한에서 ‘채륜‘이라는 사람에 의해서 지금의 식물성 셀룰로스 ‘종이‘가 최초로 탄생(105년) 하였습니다. 당나라의 군대(고구려 고선지 장군)와 아바스 왕조(아랍)가 지금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지역의 탈라스강 근처에서 전투(751년) 중 포로가 된 당나라 제지 기술자에 의해 종이가 처음 전파됐습니다. 이후 이집트와 북아프리카로, 우마이야 왕조(아랍)가 점령하고 있던 스페인을 통해 유럽 전역에 보급되었습니다.
AC 1440년경
독일 마인츠에서 태어난 구텐베르크는 1440년경 서양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하여, 유럽의 인쇄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는 루터가 이끈 종교개혁의 기폭제가 되었고 독일어판 성경 보급에도 큰 기여를 합니다. 한편, 고려에서도 금속활자로 만든 『직지심체요절』은 1377년 제작되었는데, 서양보다 70~80년 앞선 것으로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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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늘날의 책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1, pg.315-316
책의 형태는 제본 방식에 따라 크게 2가지로 양장, 무선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양장
두꺼운 합지를 붙이고 실로 꿰맨 형태이다. 하드커버 또는 견장정이라고 부른다. ex) 수학의 정석
(2) 무선
내지를 본드로 발라 붙인 것으로, 소프트커버(페이퍼백) 또는 연장정이라고 말한다. ex) 에세이집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1, pg.316-318
책의 구성은 바깥쪽(표지)과 안쪽(내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를 토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책의 바깥쪽(표지)
- 표지 cover : 대개 두꺼운 종이를 겹쳐 합지를 만들고 그 위에 종이나 천, 가죽 등을 싸서 만든다. 책 제목, 시리즈 제목, 저자, 역자 등 저작권자, 편자, 출판사명 등이 여기에 표시되어야 함.
- 덧싸개 jacket, dust jacket : 양장의 표지를 보호하기 위해 덧씌운다. 우리나라의 무선에선 이런 덧싸개의 형태로 표지를 만든다.
- 날개 flap : 표지나 덧싸개를 안쪽으로 꺾어 집어넣는 부분이다. 앞날개에는 대개 저자의 사진과 약력, 표지 디자이너의 이름 등을, 뒷날개에는 시리즈나 다른 도서 소개, 혹은 언론 평 등을 싣는데 특정한 원칙은 없다.
- 책등 spine : 책을 철하는 부분으로 여기에도 책 제목, 저자, 역자명, 출판사명 등이 기재된다.
- 면지 endpaper : 표지와 본문 사이에 넣어 책을 견고하게 만든다.
(2) 책의 안쪽(본문 or 내지)
- 약표제지 half title page (p.1) : 대개 책 제목만 넣기 때문에 약표제지라고 한다.
- 저자 저작 목록 advertisement (p.2) : 외국 서적의 경우, 2페이지에 저자의 저자 목록을 기재하는 게 보편화되어 있다.
- 권두화 frontispiece (p.2) : 책과 관련 있는 사진이나 그림이 들어갈 경우, 표제지와 마주 보도록 편집한다.
- 표제지 main title page (p.3) : 표제지 혹은 표제면에는 책의 기본 서지 사항, 즉 서명, 저자명, 역자명, 출판사명이 들어간다. 외국 서적의 경우에는 출판지와 출간 연도도 병기한다.
- 간기면 copyright page/imprint page (p.4) : 표제지의 뒷면에는 저작권이나 출판 사항이 기재되는데, 이 페이지를 간기면이라고 한다.
- 본문 앞에 들어가는 것들
· 정오표 corrgenda : 오해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한 오류가 본문 인쇄 후, 배포전에 발견된 경우 오류를 표로 작성해 끼워 넣는다.
· 헌사 dedication : 저자가 스승이나 가족 친지 등에게 바치는 글
· 제사 epograph : 문학 작품에서 문두에 들어가는 인용문
· 서문 foreword : 저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쓴 머리말
· 머리말 preface
· 감사의 말 acknowledg(e)ments (본문 뒤에 들어가기도 함)
· 일러두기 explanatory note/편집자 노트 editor’s note(4페이지에 넣기도 함)
· 차례 table of contents
· 도판 차례 list of lillustrations or tables : 그림이나 도표의 차례
· 약어표 list of abbreviations : 본문에 언급되는 핵심 용어.
- 본문 뒤에 들어가는 것들
· 감사의 말
· 부록 appendix : 본문과 관련 있는 보충자료(원서에 속한 것 : 연표, 지도, 조문 등).
· 미주 endnotes
· 부록 appendix(원서에 속하지 않은 것 : 작품 평론 등)
· 용어 풀이 glossary
· 참고 문헌 bibliography/reference list : 저술에 참고한 논문과 단행본 등의 문헌 목록
· 옮긴이의 말 translator’s note
· 연보 chronology
· 찾아보기 index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1, pg.319-320
모든 종이는 크게 나누어 A계열의 종이와 B계열의 종이가 있습니다. 흔히 A계열은 국전지, B계열은 4x6 전지라고 부릅니다. A계열 종이는 B계열 종이의 약 70% 크기입니다.
(1) 종이 크기
- A계열(국전지) 939mm x 636mm
- B계열(4x6전지) 1,091mm x 788mm
- 대국전지 1,020mm x 720mm
- 종이의 가로세로 비율은 1:1.414
(2) 종이 판형
※ A5신판(신국판)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인 판형을 A5신판이라고 하는데, 이는 정규적인 A5판(148x210mm)보다 약간씩 큰 152x225mm의 크기이며, 신국판이라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