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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인을 소개합니다: 구희라 디자이너 Part 1

카나하는 뉴욕커| 2022.02.21

카나인을 소개합니다는 디자인, 파이낸스, 컬리너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뉴욕의 비영리 단체 카나의 스태프 멤버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이다. 그들의 뉴욕에서의 일상, 취업기, 학교생활 등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만의 뉴욕 서바이벌 스토리를 전하려 한다.



첫 번째 인터뷰 : 카나의 기획팀장, 그리고 가구 디자이너인 구희라님을 소개합니다.


구희라 디자이너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대학교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 소호 폴트로나 프라우 그룹에서 인턴과정을 마쳤다. 미국 최대 가구 브랜드 West Elm에 인수된 브루클린의 Good Thing, 뉴욕 디자인센터에 소속된 Profiles와 미국 대표 홈 브랜드 CB2에 입점한 Brett Design에서 디자이너로서 활동한 후 현재는Bungalow 5에서 가구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세계 4대 디자인 공모전인 Spark Award에서 “Aliens”그룹 작품으로 최종 우승 후보로 꼽혔고 뉴욕 자빗 센터에서 열리는 “NY Now” 쇼에서 Bungalow 5의 디자이너로 3년째 참여하고 있다.




Part 1. 뉴욕의 디자이너로써의 일상, 업무, 그리고 앞으로의 꿈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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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galow5에서 퍼니쳐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Bungalow 5는 어떤 곳이고 맡고 있는 직무는 무엇인가?

Bungalow5는 미드 센츄리, 모던 그리고 클래식 럭셔리 스타일의 가구를 만드는 회사이다. 나는 디자이너로써 가구와 홈 액세서리를 디자인하고 있고 뉴욕 지사에 근무하고 있다. Bungalow 5는 뉴욕, 달라스, 하이포인트, 애틀랜타 등의 가구를 직접 볼 수 있는 쇼룸들이 있고 해드 쿼터는 뉴저지에 위치하고 있다. 근무하고 있는 뉴욕 오피스는 쇼룸과 오피스가 함께 있고 맨해튼의 플랫 아이언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플랫 아이언은 매디슨 스퀘어 공원과 마주 보는 다리미 모양의 빌딩으로 영화 스파이더맨 촬영지로 유명하며 맨해튼의 랜드마크이다. 매디슨 스퀘어 파크의 쉑쉑 버거는 관광객들이 버거를 먹기 위해 1시간씩 줄을 스는 곳으로 내가 매일 출근하며 보는 풍경이기도 하다.



출근길에 보이는 플랫 아이언 빌딩


왜 가구 디자이너로 진로를 선택했고 어떻게 Bungalow 5에서 일하게 되었나?

사실 뉴욕에 오기 전에는 전자제품을 디자인하는 쪽의 산업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파슨스에 입학해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제품 디자인이 내가 아는 제품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가구, 장난감, 패키지 혹은 환경 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을 다 아우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 가구 회사에서 첫 인턴과정과 Good Thing에서 첫 업무인 의자 디자인을 하면서 가구 디자인에 흥미를 느끼고 그 계기로 가구 디자인에 호기심이 더 생겨 가구 쪽으로 넘어가게 된 것 같다.



Bungalow5의 가구 제품들


사실 지금 회사를 선택한 데에는 비자 스폰서십 때문에 선택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나는 유학생이기 때문에 대학교 졸업 후 미국에서 취업을 하려면 학교를 졸업 후 H1b 비자 혹은 O1 비자 같은 취업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West Elm, RH 같은 미국 대형 가구 브랜드와 몇몇의 다른 회사들의 인터뷰를 봤지만 항상 비자에 대해서 물었고 대부분의 회사들이 비자를 스폰서를 못해주겠다는 대답이 왔었다. 하지만 내가 지원했던 곳 중 한군데 였던 지금 회사 Bungalow5 에서는 흔쾌히 비자 스폰을 해준다고 제안해주어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나?

패션은 매 시즌마다 컬렉션을 하지만 가구는 만들고 제작하는 시간이 있어서 한 컬렉션을 만드는데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 같은 경우에는 한 컬렉션이 나오기까지는 6개월이나 1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봄과 가을에 있는 쇼에 맞춰서 일 년에 두 번 컬렉션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2021 가을과 2022 봄 컬렉션에 나올 가구와 액세서리를 디자인 중이다.



가구는 어떠한 디자인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가?

회사마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스타일에 따라 과정이 조금씩 달라질 순 있지만 나의 디자인 과정은 전반적으로
여섯 스텝으로 나눌수 있다.


AUTOCAD for 2D technical drawing

1. 영감을 받기 위한 리서치를 하고 이미지들 수집
2. 핸드 스케치로 시작해 2D 드로잉을 그린다.
3. 3D 렌더링으로 실물과 가까운 모델을 만든다
4. 디자인팀 리뷰 후 재료를 정한다
5. 공장에 샘플 요청
6. 샘플 리뷰


디자인 과정의 시작은 먼저 리서치를 통해 스크랩 이미지로 시작한다. 패션, 건축, 앤티크 가구, 아티스트 작품 등에서 마음에 드는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는다.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면 제품의 구조, 사이즈를 정하며 2D 드로잉을 완성한다. 그리고 스케치를 참고하여 3D 모델을 만들면서 세밀하게 비율, 디테일, 제작 방법 등을 수정한다. 마감과 재료들을 정하고 수정된 설계 드로잉을 제조업체에게 보낸다. 그리고 제조 업체에서 드로잉을 보고 제작이 들어간다. 제작 과정으로 넘어가면 공장과 계속 소통을 하면서 개선될 부분을 함께 의논하고 마지막 샘플을 확인한다. 샘플을 보고 가구 제작에 들어갈지 정한다. 제작 과정에서 가격, 디자인, 퀄리티 등의 이유로 디자인이 버려지기도 한다.



가구 디자이너로써 일하면서 가장 기쁜 적은 언제인가? 가장 어려운 일은?

가장 뿌듯할 때는 당연히 내가 디자인한 가구나 제품이 쇼룸에 도착해서 실제로 볼 때이다. 항상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평면적인 드로잉이나 디지털 3D 작업물로만 보다가 실제 스케일과 디테일 피니쉬를 보고 만지는 건 차이가 있다. 스크린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게 훨씬 인상적이다.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동료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면 과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각 제품마다 코드가 있는데 나중에 코드가 바뀐걸 서로 공유하지 못하면 나중에 팔로우업 할 때 문제가 생긴적이 있다. 또, 우리가 뉴욕에서는 디자인을 하지만 해외 공장에서 제품 제작을 한다. 그런데 제작 과정 중에 공장 측이 우리팀에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아 그쪽에서 디자인을 잘못 이해해 제작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러면 제품 생산에 늦어지게 되고 또 그에 따른 추가 업무가 생기는 점이 힘들다.



소통의 문제는 어떻게 극복했나?

아무래도 나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비주얼로 소통하는 경우가 가장 편하기 때문에, 3D 렌더링을 드로잉과 같이 공장에 보내기로 헤드 디자이너와 함께 결정했다. 공장에서 디자인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되면 제작기간이 길어지게 되고 우리 입장으로썬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그래서 더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하여 3D로 입체적인 도면을 만들어 공장에 보내서 시각적으로 이해를 도와서 전달이 잘되도록 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다음 트렌드는 무엇일 것 같나? 앞으로의 전망

예시. 금속 브라스brass 사봇과 손잡이 디테일

개인적인 생각인데 가구의 트렌드는 명확하지 않다. 예전 스타일 다시 유행하기도 하지만 미국은 땅이 큰 만큼 각 지역마다 선호하는 가구 역시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만 해도 서부에서 잘 나가는 제품과 뉴욕에서 잘 나가는 제품의 스타일이 다를때가 많아서 감안하여 가구들을 디자인하게 된다.
올해 우드 같은 자연적인 가구들이 주목받았는데 내년에도 이런 가구들이 계속 주목받을 것 같다. 특히 밝은 톤의 우드 마감, 라탄, 리넨, 그래스클로스 같은 자연요소가 들어간 제품들이 많이 제작되었다. 그리고 브라스, 샴페인 골드, 브론즈 등 금속 디테일이 프렌치로 신발이라는 뜻의 사봇, 트림, 하드웨어에 들어간 가구들도 꾸준히 사랑받을 것 같다. 뉴욕같이 동부 쪽은 심플하고 모던하지만 디테일이 있거나 마감이 새로운 제품들이 인기가 많다. 전체적으로는 심플해 보이지만 우아한 곡선디테일으로 표현한 가구들이 2021년 컬렉션에 포함될 예정이다.

케인 (라탄) 선반이 들어간 폴 멕콥의 작품
곡선이 들어간 커피테이블
피에르 잔느레의 케인(라탄)이 들어간 의자


디자이너로써 앞으로의 목표와 꿈은?

디자이너로서의 목표는 브랜드 론칭이고 나의 개인적인 꿈은 공방을 여는 거다. 아직 배우는 단계의 디자이너이고 준비가 안됐지만 나중에 더 경험 쌓고 내 스타일이 분명해질 때 홈데코 브랜드를 내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간 공방을 열어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계속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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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하는 뉴욕커

뉴욕 한인 예술인을 위한 비영리 단체 KANA (Korean Association of New York Artist)의 매니징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윤주입니다. 8년간 비영리 단체를 활동하고 운영해오며 겪었던 뉴욕에서의 경험들 그리고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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