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빌딩 컴퍼니 레이어(lllayer)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목표는 디자인으로 클라이언트 기업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겠지만, 디자인이라는 수단을 통해 그것을 도와주는 일이다.
디자인으로 비즈니스가 성장한다는 것을 수치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디자인은 무형의 것이라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고 우리가 측정한 가치를 클라이언트가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디자인을 통해서 비즈니스의 성공을 돕고 있고, 그 일로 잘 먹고 잘 살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해본 입장에서 그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매년 체감하고 있다. 어제는 클럽하우스에서 [디자인 스튜디오 & 프리랜서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방을 만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시는 선배 디자이너님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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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회사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어.
그런 건 우리 시대에 다 했어.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거야.
디자인 말고 다른 걸 해봐~!
과연 그럴까? 그냥 내가 잘 못하고 있는 걸까? 이런저런 고민 중에 이 책을 만났다. 책 [디자인 컨설팅] 책의 전체적인 맥락은 이렇다. 단순한 디자인 아웃소싱 회사가 돼서는 안 되고 디자인 컨설팅 기업이 되어서 디자인 경영, 브랜드 경영을 컨설팅해주면서 해결책으로 디자인까지 줘야 한다. 그러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까? 좀 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디자인 컨설팅은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미국의 표준산업분류코드(SIC)에 의한 산업분류체계를 따르면, 디자인 전문회사는 경영 및 홍보 서비스 분류에 있지만 한국 표준산업분류(KSIC)에서는 디자인을 '서비스업'에 포함하는 '전문 디자인업'에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기업들이 적극적인 아웃소싱이 늘면서 단순한 디자인 개발을 넘어서서 종합적인 컨설팅 능력까지 필요하게 되었다.
[디자인 경영 저널]에서는 지안프랑코와 제럴드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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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전문회사들이 경영 컨설팅 기업의 특성을 닮아가고 있다.
나조차도 나의 업이 (어떤 때는)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고 일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경영 컨설팅 기업처럼 클라이언트 기업의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컨설팅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문에 나오는 이야기가 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디자인은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비즈니스 도구이자 목표가 되어가고 있다. 즉 디자인을 통해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에서 우위를 달성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전문회사는 단순한 디자인 개발에서 벗어나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기업 경영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기업이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인 도구로서의 포괄적인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를 수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디자인 전문회사의 업계는 어떻게 발전되어 왔을까?
1920년대부터 디자인 전문회사가 태동했다. 경제공황 이후 유럽식의 이상적인 모던 디자인을 탈피하여 자본주의 체제에 적합한 디자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1930년대는 디자이너가 전문 직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외부 디자인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빈도도 높아졌다.
1940년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수산업이 민수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디자인 수요가 폭등했고
1950년대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동시에 디자인 컨설팅 기업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디자인에 마케팅과 경영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1953년은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가 제정되었다)
1960년대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회사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헙스트라자벨(1963), 이탈디자인(1968), 프록디자인(1969). 그리고 디자인 경영의 개념이 도입된 것이 이 시기이다.
1970년대는 디자인 컨설팅 산업의 발전기로 디자인 경영의 개념이 기업에 확산되면서 디자인을 기업의 전략적인 수단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시기이다. 피치(1972), 데이비드켈리디자인-현IDEO의 전신(1978), 이미지네이션그룹(1978).
1980년대는 디자인 분야가 다른 학문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디자인과 첨단과학 및 공합의 융합, 기술과 문화가 융합되면서 디자인 영역이 확대되고, 디자인 리서치, 디자인 방법론 등과 같은 디자인 연구의 활성화가 시작되었다.
1990년대는 디자인 컨설턴트들의 규모와 인력, 그리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어 디자인과 디자인 전략에 관한 컨설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로, 진정한 의미에서 디자인 컨설팅 산업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IDEO(1991)
앞으로는 디자인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었던 과거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직구조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새로운 보수 방식 및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설정 등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을 6가지로 정리한다. 현재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에게 핵심을 말해달라고 하면 이 부분을 추천할 듯하다. (4장 디자인 컨설팅 기업 매니지먼트에 해당)
성공적인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는 디자인 기업과 클라이언트의 장기적인 관계가 필요하다. 미국의 디자인 컨설팅 기업 중 하나인 피치(Fitch)는 미국 내 조립식 가구 전문회사인 소더우드 워킹과의 관계에서 초기에는 필요한 사안에 따라 단편적인 디자인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노력으로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게 되었다.
오늘날의 기업에게 디자인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경영의 핵심 전략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을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 디자인 기업이 고객 기업의 핵심역량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해 고객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고, 디자인 관련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위한 지도와 조언을 하는 등 기업 상위층에서 다루어야 할 일을 맡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프록디자인의 경우 디자인 개발보다는 고객 기업의 미래 전략 설정을 지원하는 전략적 컨설팅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마케팅, 전략 설계, 공학,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업무 영역을 포함한 포괄적인 디자인 의사결정 업무의 성격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인 IDEO도 직원 네 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550명이 넘는 인재가 비즈니스 전략, 마케팅 전략, 인적자원 관리 같은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디자인료 수임 방식에서 벗어나 디자인 개발 결과의 성공 여부에 따라 위험도 함께 분담하는 결과 중심의 보상체계를 운영한다. 크게 5가지로 나눠진다.
- 디자인 개발 결과에 따른 사후 보수 : 디자인 개발 이후 성공 여부에 따라서 보너스 등을 추가적으로 지급하도록 맺는 계약. 사업 성공의 결과에 따른 성공 보수를 받는 방식
- 로열티 수익 체계 : 고객 기업의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기반으로 한 보상 시스템 (고객 기업은 초기 디자인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디자인 기업은 디자인 성과의 성공 여부에 따른 확대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 스톡옵션 : 디자인 개발비에 대한 대가로 주식 지분을 액면가 이하로 넘겨주고, 디자인 기업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이를 처분할 수 있다.
- 직접투자 : 디자인 컨설팅 기업이 고객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여 고객 기업의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 시스템
- 합작투자 : 고객 기업과 디자인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디자인 기업을 창업하고 운영하는 형태 (삼성의 경우 IDEO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 자사의 업무를 더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다루어줄 수 있는 디자인 컨설팅 기업으로 1994년 iS스튜디오를 합작하여 설립했다.)
이러한 결과 보상 시스템은 디자인 기업이 고객 기업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며, 이러한 노력이 고객 기업에게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반사적으로 디자인 기업에게도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다. 이러한 순환적인 흐름은 고객 기업과 디자인 기업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 및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성공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을 추진한 뒤 고객 기업에게 제안하는 능동적인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과거 고객 기업의 의뢰를 받아 업무를 진행하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이탈디자인은 자체적으로 자동차 디자인 안을 개발하고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능동적인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자이너는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디자인 기업의 전략과 디자인 실무의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직접적으로 수익 창출과 연결되지 않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종종 간과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디자인 기업은 대부분의 중소기업보다 높은 수준으로 훈련된 기술 인력을 필요로 한다.
디자인 전문회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디자인이 기업의 전략적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디자인 기업이 영세성을 벗어나 미래의 발전 모델을 지향하기 위해, 또 디자인 기업이 단순한 아웃소싱 대상이 아닌 관계적인 면, 구조적인 면, 업무 프로세스면, 서비스 제공의 질적인 면 등 모든 면에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이러한 역할 변화는 필수적이다.
브랜드가 없다면 디자인이 필요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비즈니스를 위해 브랜드가 있고, 브랜드를 위해 디자인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좋은 디자인은 그 브랜드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디자인 컨설팅 기업은 브랜드 경영에 대한 생각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한 기업의 디자인 전략은 '강력한 브랜드 자신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의 모든 역량을 집결할 수 있는 총체적인 방향타이다. 기업 외부와 내부에서 장기적인 전략에 따른 일관된 브랜드 관리 프로그램이 실행되어야만 효율적인 브랜드 경영이 가능하다.
P&G는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이미 브랜드 매니저 제도를 도입하여 브랜드 경영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브랜드 경영희 효시를 만들었다.
책에서는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경영] / 데이비드 아널드의 [브랜드 경영 편람] / 진 카퍼러의 [전략적 브랜드 경영] / 앤드류 세스의 [브랜드 : 새로운 부의 창조] / 토트 닐슨의 [경쟁적 브랜드] / 캐빈 켈러의 [전략적 브랜드 경영]의 책들을 소개하고 그것들을 정리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와 닿는 토트 닐슨의 브랜드 경영에 대한 정리가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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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경영이란
이름과 심벌에 연결된 명성과 가치를 경영해야 하는
대부분의 기업에 있어서 모든 비즈니스 활동의 핵심이다.
디자인 회사는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일부 얻을 수 있었다.
큰 틀은 단순한 디자인 아웃소싱 회사로 남아서는 안되고, 기업 컨설팅의 개념으로 비즈니스의 성공을 도울 수 있는 디자인 컨설팅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 컨설팅과 경영 컨설팅은 큰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느냐? 해결 방법만 제시해 주느냐? 인 것이다. 우리는 디자인이라는 열쇠를 만들어서 잠겨있는 자물쇠를 열어주는 것 까지 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럴려면 위에 6가지 방법들 중에 부족한 부분들을 찾고 하나씩 보완해 나가야 하겠다.
1.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유지하고 있는가?
2. 전략적 수준에서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는가?
3. 포괄적인 조직을 구성했는가?
4. 결과 중심의 보상체계로 운영하고 있는가?
5. 능동적인 디자인 비즈니스를 실행했는가?
6. 디자인 컨설팅 기업과 조직 학습을 하고 있는가?
2021년 레이어(lllayer)의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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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만드는 남자 | 김주황
lllayer(레이어) CEO & Creative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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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경험을 설계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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