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티클에서는 일본의 신 한류 열풍과 EC 성장이 일으킨 시너지, 앞으로의 전망을 다루어보았습니다.
(지난 아티클은 이 링크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요즘 비즈니스와 사회를 비롯해 꾸준한 이슈가 되는 것은 바로 '지속가능성’입니다. '지속가능성', '착한' 소비 이야기라면 이미 몇 차례는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이란 쉽게 말하면 앞으로도 잘 살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인데, 최근 이 단어가 부쩍 화두에 오르는 이유는 지속가능성의 위기가 정말로 눈에보이는 수준으로 닥쳐왔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안 이랬던 날씨와 쓰레기 매립지를 둘러싼 보다 현실적인 갈등, 배송만 시켰다 하면 가득 쌓이는 포장재와 완충제가 이 상황을 확연하게 깨닫게 만들어주지요.
지구온난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인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과 스티로폼, 마스크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섬유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쓰레기 배출량이 더 늘어나버렸습니다. 뭇 기업들이 각종 슬로건에 2050년을 앞다투어 내거는 까닭은 2050년이 IPCC(기후 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기 위해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하는 목표 연도이기 때문입니다.
탄소에 관한 고민과 논의는 육류 생산 중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다가, 동물 실험을거치는 화장품, 동물의 털과 가죽을 이용하는 패션 부문에서도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마케팅을 생각하는 입장은 물론이고 사는 입장에서도 더 환경친화적이고 바람직한 것을 선택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스스로 검토하고 판단하는 행동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직설적이지 않아도 감성적 메시지를 곧잘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신속한 배송에 높은 평가기준을 두던 소비자들은 이제 유통과정의 공정성과 친환경성을 묻습니다.
이번 글에서 케세라세라는 친환경 이슈에 대해 한 번 살펴보고, 소비자가 브랜드에 요구하는 바와 브랜드가 취해야 할 커뮤니케이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올리브영과 셀프뷰티가 소비자 약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품이 같은 값일 때 구매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바로 '화장품 전성분'입니다. OO 유목민1이라는 표현이 보편적인 화장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무래도 가장 민감한 팩터인만큼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지요! 국가간 인적 교류가 사실상 단절된 와중에 보인 기록적인 수출 성과 가운데서도 기초화장품 수요의 높은 성장세를 보면 트러블 완화 기능성 제품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유의해서 보아야 할 부분이 더 있습니다. 화장품 전성분 아래로 이어지는 '친환경적 생산(친환경 패키지 등)'과 '브랜드', '브랜드의 가치관이나 사회적 활동', '비건 인증'의 눈에 띄는 수치입니다. 또한 원형차트에서 보이듯 사회나 환경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가 자그마치 93.4%, 브랜드의 가치간과 윤리적 행동을 유의깊게 보는 소비자도 87.5%에 달하여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와 사회적 기여도가 소비자 행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택미용' 붐으로 스킨케어 제품 수요가 늘어난 일본에서도 화장품 사용 리뷰를 분석해본 결과 제품의 사용감뿐만 아니라 패키지가 소비자의 감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19년부터 일본의 1020 핵심 고객층은 편의성과 디자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피부자극과 트러블보다도 제품 패키지가 구매자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코스메틱 소비자들은 '화해'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성분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여러 제품을 비교하는 행위가 익숙한 그룹이었습니다. 이제 이 소비자들은 제품이 연구&개발되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도 따져봅니다. 요즈음의 소비자들은 품질이 일정 수준을 충족하면 자신의 개인적 신념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그들이 수행하는 사회적 책임을 검토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Edelman Trust Barometer가 전세계 12,0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향후 구매결정의향을 조사한 결과, 65%의 소비자들은 "현재 팬데믹 사태를 대하는 브랜드의 반응과 태도에 따라 구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응답자의 1/3 가량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브랜드의 제품은 소비하지 않겠다"고도 했죠. 이 같은 결과는 '일상적인' 상황에서보다 위기상황에서 브랜드-소비자 관계가 서로에게 더욱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2
그렇다고 어려운 전략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전염병의 감염원을 쫓는 행위 자체가 사람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안겨주었고, 자연스레 감추거나 속이는 행태에는 무척 예민해졌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브랜드는 솔직하고 진솔된 태도를 보여야하고, 소비자가 '진정성'에 배반당했다고 느끼지 않게 유의해야 합니다.
기업은 팬데믹 속에서 브랜드가 자칫 게을러보이지 않게 소비자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취해야하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공정해야하며, 위기 상황임에도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기업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노골적인 홍보나 광고를 자제하며 이미지를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이 감소하고, 전염병으로 인한 매장 이용 의향도 점차 떨어지고 있으며, 브랜드 신뢰도 파악에 온라인에서 파급되는 정보를 주로 이용하는 뷰티 산업군의 소비자 특성 상 브랜드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건 불가피해보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지만, 앞서 말했듯 진정성을 유지하려면 브랜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먼저 브랜드를 의인화하여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파악하고, 어떤 특성과 본질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구성원 전원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 본질을 어떻게 구현할지는 그 다음에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합니다. 팬데믹이 끝난다고 브랜드가 취하던 행동이 멈춰버리면 그 진정성은 곧장 의심받게 될 테니까요.
친환경 의식 수준이 높은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제품 성분은 물론 색채나 이미지, 재질 같은 감성적 요소에 반응합니다. 지금처럼 소비자의 환경제도 인식도가 높은 상태라면 대부분의 소비자가 디자인이 전달하는 친환경적 메시지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제품의 패키지는 촉각과 시각 양면으로 소비자를 자극합니다. 소비자마다 친환경 이슈에 관한 관심도나 행동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친환경적’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연상하거나, 선호하는 감성적 이미지는 비교적 일관되어있습니다.3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우리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전달할 메시지를 알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행동하고 있습니다."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위의 단계가 모두 끝난 뒤에 논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 체감 가능한 환경 위기가 '착한 소비' 트렌드에 더욱 힘을 싣고 있습니다.
- 브랜드는 자신의 핵심 가치와 지속성을 검토해 사회적 책임을 주장해야합니다. 진정성을 잃기 쉬운 전략은 역효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 소비자는 직설적이지 않아도 브랜드가 보내는 메시지를 읽고 '감성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한 가지 제품에 쉽게 정착하지 못하고 피부에 맞는 제품을 찾아 다른 브랜드와 제품을 끊임없이 경험하는 행동, 또는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2 Alexa,L.;Apetrei,A.; Sapena, J. The COVID-19 Lockdown Effect on the Intention to Purchase Sustainable Brands. Sustainability 2021, 13, 3241.
3 오도근, 김찬주, 2021.02., 한국복식학회, 『복식』, 71호, pp86-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