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이창우 대표님과의 브랜딩 대담(?)

전우성| 2022.11.11

이창우 전 29CM 대표님과 오래간만에 단 둘이 술자리를 가졌다. 서로의 근황을 얘기하던 대화는 어느덧 자연스럽게 공통의 관심사인 브랜드와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어떻게 29CM가 다른 커머스와 달리 개성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었는지에 대한 회고와 현재 나와 대표님이 각각 몸담고 있는 라운즈와 닷슬래시대시에 대한 얘기로 흘러갔다. 얘기 초반에 나는 문뜩 제안했다. 이 대화를 녹음하고 싶다고.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이 얘기들을 어딘가에 담고 싶었다. 그렇게 2시간가량 브랜딩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눴고 이 글은 그것에 대한 기록이다. (모든 것을 다 담을 순 없었고 그중 일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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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선 늘 달라야 한다 - 코코샤넬


우선 대표님과 브랜딩에 대한 많은 얘기를 하면서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핵심 문구는 바로 코코샤넬의 명언이었다.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선 늘 달라야 한다는 것. 그것이 29CM부터 시작에서 라운즈와 닷슬래시대시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가장 적절한 한 문장이었다. 그럼 이제 29CM가 어떻게 당시(?) 대체할 수 없었던 존재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풀어보겠다. 앞으로의 모든 내용은 실제 대표님(이하 '이')과 대화한 형식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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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의 탄생과 차별화의 시작


전 : 29CM은 2011년에 오픈했죠. 어떻게 시작된 거예요?

이 : 10X10 시절 신사업을 구상할 당시 아이폰 3GS가 처음 출시되었어요. 그때 직감했어요. 사람들이 모두 이곳으로 모일 것이라고. 커머스도 모바일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 생각한 거죠. 자연스럽게 이 작은 화면 안에서 어떻게 제품을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생각한 것이 바로 콘텐츠였어요. 그런 면에서 콘텐츠가 풍부한 아이템이 바로 패션이었어요. 다양한 룩북 이미지와 브랜드만의 읽을거리들이 있으니깐. 그래서 사업 방향을 이것으로 좁혔고 결국 29CM의 탄생까지 이어졌어요. 콘텐츠를 잘 보여줘야 하니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택해야 했어요. 쇼핑몰이지만 핀터레스트처럼 피드 방식으로 메인을 구성했고 한 화면에 제품 이미지 하나만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결국 이것이 우리 모습의 차별화 포인트가 되었죠. 콘텐츠가 먹히고 안 먹히고를 떠나서 어떻게든 우리같이 (당시) 막 시작한 작은 브랜드는 무조건 남들과 달라야 하니깐.

전 : 그렇게 남들과 다른 모습을 만들었어도 우리를 무엇으로든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를 봐주지 않죠. 당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이 : 브랜드의 스토리를 잘 소개하면 언젠간 사람들이 좋아할 거란 신념으로 버텼어요. 그래서 사용자가 없어도 꾸준히 고퀄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어요. 그러던 때 페이스북을 사람들이 많이 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그대로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사람들의 반응이 오기 시작한 거죠.

전 : 콘텐츠라는 단 하나에 집중한 것이 사람들에게 29CM을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네요. 29CM는 당시 서점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해외 매거진이나 피규어 같은 것들도 팔았는데 그것 또한 콘텐츠를 위한 목적이었나요?

이 : 해외 매거진이나 피규어 같은 것도 콘텐츠로 만들기 좋은 소재들이니깐. 구찌 매거진 같은 것도 해외에서 구매해서 팔았는데 그건 사이트에 구찌라는 로고를 노출할 수 있어서...(ㅎㅎㅎ)

전 : 아하하하하하... 구찌 책은 굿 아이디어네요. 이렇게 29CM의 차별화는 시작된 것이었네요.이: 그때부터 29CM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겼던 것 같아요.

전: 저도 29CM 합류하기 전 처음으로 이 서비스를 접했을 때 확실히 다른 쇼핑몰과 다르게 개성은 강한 곳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여긴 무언가 독특하구나.. 하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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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미션과 정체성의 확립


전 : 그리고 2013년에 제가 입사했죠. 29CM라는 브랜드를 더 많이 알리고 브랜드의 개성을 더 뾰족이 만들어 달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 우성님이 합류하고 나서 처음에 뭐를 했었죠?.. 미니 쿠퍼였나?

전: 가장 먼저 한 것 중 하나는 현재 29CM의 브랜드 미션을 정립한 거였죠. 이거 대표님과 엄청 고민했잖아요. 몇 개월은 고민한 것 같은데. 당시 브랜드 슬로건으로 Goody, Hearty, Wacky (멋지고 착하고 엉뚱하게)가 있었지만 우리만의 정체성과 업의 본질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미션이 필요했었죠.

이: 그래서 나온 브랜드 미션이 지금도 사용 중인 Guide to better choice(사람들의 더 좋은 선택을 돕는다) 였죠. 29CM이 브랜드의 스토리와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으니 이만큼 우리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미션은 없다고 생각.

전: 네 맞아요. 우리는 사람들이 잘 몰랐던 브랜드를 소개해주고 이것을 콘텐츠로 잘 만들어서 전달했으니 그만한 미션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고 미션을 잡고 나니 더욱 우리가 집중할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졌던 것 같습니다. 바로 스토리텔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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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PT의 시작


전 : 이런 29CM의 브랜드 미션에 가장 잘 어울렸던 콘텐츠가 바로 29CM PT 였던 것 같아요. 한 브랜드의 스토리를 깊게 그리고 다양하게 29CM의 관점에서 보여줬으니깐요. PT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이 : 당시 몇 명이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 어떻게 브랜드를 잘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나온 얘기가 당시 패션 브랜드들은 자기 브랜드에 대한 상품 소개나 홍보를 오프라인에서 쇼케이스의 형태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우리도 그런 방식을 차용해서 온라인에서 브랜드의 스토리를 더 잘 보여주고 전달할 수 있는 29CM 프레젠테이션(PT)을 해보자라고 한 거예요.

전 :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PT의 탄생이군요. 확실히 PT를 통해서 저희가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에 얼마나 신경 쓰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던 것 같아요. 당연히 그런 것을 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고요. 나중에 어디에서 PT 콘셉트를 잠깐 카피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모든 직원들이 격분했던 기억이..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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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의 확장


전 :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참 많은 것들을 했던 것 같아요. 오프라인 잡지도 만들었었고 온라인에서는 매거진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들도 함께 보여줬잖아요. 당시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런 식으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다룬 곳은 한 곳도 없었죠. 어찌 보면 다른 곳들은 그럴 이유도 없었고. 하지만 저희는 브랜드 미션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었고. 아니 그런 것들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 영상 프로덕션인 37 degrees와 영화도 만들었잖아요. 초반의 BBB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서 구례 베이커리까지. 구례 베이커리는 무슨 영화제에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는데..

전 : 맞아요. 매주 '사물의 시선'이란 에세이도 써서 이메일로 고객들에게 보냈죠. 이건 결국 책으로 나오기도 하고. 그 후에도 다양한 에세이도 매주 발행했었죠. 그런 브랜딩 활동들이 이어지면서 여기는 단지 쇼핑몰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콘텐츠 & 쇼핑 플랫폼 같은 모습이었어요.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29CM는 마치 하나의 매거진 같다는 것을 만들기도 했고요. 실제로 그런 리뷰를 엄청 듣기도 했고.

이 : 같은 맥락에서 당시 쇼핑몰에서 에디터를 채용한 곳은 29CM를 포함해서 몇 곳 없었다는..

전 : 맞아요. 결국 명확한 브랜드 미션은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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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의 확장 (인지도 높이기)


이 : 이렇게 남들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던 29CM의 존재감을 외부에 크게 알렸던 계기가 미니 쿠퍼 프로모션이었던 것 같아요.

전 : 그때 정말 준비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죠. 2014년 앱을 론칭하면서 시작한 이벤트였잖아요. 사람들에게 우리를 알리고 앱을 다운로드하게 하기 위해서. 그거 기획하느라 수많은 아이데이션 회의를 했던 기억이..

전 : 29CM은 남들과는 확실히 차별환 모습을 보여주는 편집샵이었기에 우리의 이벤트 역시 무조건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우리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 생각했죠. 그리고 다른 곳은 어떤 앱 프로모션을 하는지를 봤는데 정말 다 비슷하더라고요.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응모하라고 하는 방식. 쿠폰 줄 테니 다운로드해봐라 하는 방식들. 그래서 우리만의 방식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과감히 미니 쿠퍼를 경품으로 걸고. 그걸 또 29CM만의 버전으로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미니 쿠퍼였던 이유는 당시 미니의 슬로건이 'NOT NORMAL' 이었기에 우리와 같은 정신을 공유하는 브랜드라는 의미도 있었고.. 물론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롭기도 했고요.

이 : 강남의 어느 곳에서 함께 커스터마이징 했던 기억이 나네요. 크롬 라인 붙이고 사이드미러 바꾸고 루프탑도 블랙으로 바꾸고 안전벨트에 슬로건 넣고.. ㅎㅎㅎ

전 : 그리고 그것을 앱에서 응모하게 했고 오직 한 사람에게 증정했었죠. 제세공과금 22%도 과감히 내주고. 당시 이런 방식으로 이벤트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제 기억에 이 이벤트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라이크가 1만인가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이 : 응모자가 얼마나 됐죠?

전 : 10만 정도였습니다. 10만의 신규 앱 다운로드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10만이라는 사람들이 29CM을 이 기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험해 본 것이죠. 경험해 보면 알죠. 이곳이 얼마나 독특하고 차별화된 곳인지. 우리만의 콘텐츠들이 있었으니깐.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를 외부에 알리게 되었고.. 아직도 이 이벤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요.이 : 만우절 때 진행했던 천만원 이벤트도 기억나네요. 미니 쿠퍼 이벤트만큼 반응 좋았잖아요.

전 : 네 그것도 엄청났죠. 3회에 걸쳐 진행했고 그것 역시 10만 신규 유저를 확보했으니깐요. 그러면서 29CM은 이벤트 역시 참 그들답게 다르게 한다는 얘기들이 기존 유저들에게 돌게 되었던 것 같아요. 29CM 하면 생각나는 것들 중 하나가 이벤트였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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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음보단 다름


이 : 브랜드 팬을 만드는 과정을 보았을 때 우선 나 스스로의 개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그래서 29CM는 그 서비스를 달리 하는데 집중했고) 그 다름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이냐에 있어서 이런 이벤트들이 그런 우리를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남들보다 우수함이 중요한 게 아니고 남들과 다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 : 달라야 성공한다는 얘기를 항상 해요. 다르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은 저에게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대부분이 다르게 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죠. 경영진의 두려움이건 투자사의 반대이건.. 남들과 다른 플레이를 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이죠.

전 : 사실 다르게 할 수 있었던 대표님부터 그것에 대한 의지나 중요성을 아셨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서 사장님이 제가 기획하고 하실 때 전혀 간섭을 하지 않으셨어요. 그게 전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남들과 다르게 하는 것에 집중을 많이 했었습니다. 물론 실패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그렇게 안 했다면 지금까지 언급된 것들과 같은 성공사례로도 나오기 힘들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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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은 더 단단하게


전 : 이렇게 다른 모습들을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었더니 '우리는 무조건 무엇을 해도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개인적으로 생겼어요. 사람들에게 '29CM는 역시 다르다'라는 반응을 계속 만들어서 우리 브랜드의 개성을 더 단단히 해야 했죠. 당시 했던 것들이 한 팀을 뽑아 세계의 힙한 도시로 보내주는 '시티 리포터'라던지 만우절에 진행했던 '하트쇼핑', 그리고 고객 유형을 새롭게 정의한 '라이프스타일 테스트' 등이 있었죠.

이 : 그렇게 다른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니 사람들의 머릿속에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탄성(?)'이란 것이 생겼던 것 같아요. 우리가 무엇을 해도 역시 다르다고 봐주고 그것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주고.

전 : 그 '탄성'이란 단어 공감이 됩니다. 어느 단계가 되니 우리가 무언가를 하면 그것이 쉽게 기사화도 되더라고요. 언론사나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이달의 마케팅', '이달의 캠페인'이런 것에도 막 오르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29CM을 좋아하는 팬들도 더 늘어나고. 또 누군가는 이런 계기로 29CM를 알게 되고. 더 의미 있었던 것은 이렇게 팬들이 형성되니 우리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하는 브랜드들도 점점 더 늘어났던 것 같아요.

이 : 실제로 처음 PT를 진행하기 이것을 내부에 공유하는 자리에서 샘플로 진행하고 싶은 브랜드들을 모아놓는 장표가 있었는데.. 실제로 당시 멋진 브랜드들을 다 모아 놓았었어요. 미니 쿠퍼, 나이키와 같은 제품뿐 아니리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컬처 분야에서도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려 했던.. 그런데 결국 애플을 제외하곤 이들과 다 어떤 식으로든 진행을 했었죠.

전 : 맞아요! (짝짝짝) 팬들이 많아지니 이렇게 브랜드의 협상력도 높아졌죠. 전 이런 것들이 다 모두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개성을 추구하니 팬들이 만들어지고 그러니 트래픽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결국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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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개성에 피크점 찍기


전 : 소위 얘기했던 '탄성'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29CM에 대한 기대는 점점 더 높아갔어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 '역시 29CM구나'라는 것을 보여줄 피크(peak)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죠. 브랜드 이미지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무언가요. 그것이 바로 '루시'였어요.

이 : 루시는 어떻게 시작됐었죠?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

전 : 루시는 처음에는 29CM 앱 푸시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잖아요. 그걸 고민하다가 푸시 문구를 개선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걸 하나의 서비스로 만들고자 했죠. 앱 푸시를 일종의 고객과 브랜드가 소통하는 창이고 생각하고. 그래서 앱 푸시에 인격을 부여하고 이 인격이 고객에게 말을 거는 형태로 발전해 나갔죠. 고객을 위로하기도 하고 좋은 글이나 음악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때론 루시의 감정을 솔직히 말하기도 하고. 앱 푸시에 대한 이런 접근이 당시 꽤나 센세이션 했는지 유저들의 엄청난 반응을 만들 수 있었죠.

이 : 루시는 프로젝트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이것이 앞으로 29CM 브랜딩의 큰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향후 루시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을 머릿속으로 했어요. 재미있었던 게 카이스트인가 어디 인공지능 학회에서 연락이 와서 루사 사례를 발표해 달라고 했다는..ㅎㅎ 사실 인공지능이 아닌데 그냥 그 얘기는 하지 않고 내부 기밀이라고 하고 정중히 거절했죠. 루시는 모두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내지만 누구에게는 그것이 정말 자신의 감정을 알아준다고 생각했고 마치 모두 자기에게만 보내주는 메시지가 같은 기분이 들게 하고.. 주변에서 신기하다고 어떻게 작동하는 거냐고 연락도 오고 그랬다는.

전 :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실 루시는 이걸 통해서 신규 유저를 모객 하겠다는 목적보다는 기존 유저들에게 '역시 29CM이다'라는 피크점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어요. 팬심을 한 단계 높게 끌어올리는 것이죠. 그렇게 브랜드만의 차별점에 방점을 찍은 프로젝트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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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지속성


이 : 다양한 프로젝트를 많이 했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반응이 오건 안 오건 무조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것을 안 하면 점점 더 개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는.

전 : 공감합니다. 꾸준함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떻게든 팬들은 알거든요.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도 브랜드만의 개성으로 또 쌓이고 다른 어떤 것이 성공하면 그것과 함께 이전 프로젝트들이 다시 언급되기도 하고. 그러면서 브랜드의 이미지는 더 또렷해지고..

이 : 결국 브랜드의 팬이라는 것이 이런 개성을 좋아하고 따라오는 사람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전 : 팬의 효과가 무서운 것이 그들의 팬심이 깊어지면 정말 저희의 자발적 전도사가 되어서 주변에 엄청 추천해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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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진정성


전 : 브랜드북도 우리의 브랜딩에 좋은 영향을 주었었죠. 이 얘기를 좀 하고 싶네요.

이 : 그때는 우성님이 정말 그것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내버려 뒀던 기억이 ㅎㅎㅎ

전 : 정말 29CM만의 브랜드북을 만들고 싶었어요. 29CM다움에 대해서 한번 깊게 정리해볼 필요도 있었고요. 이걸 만들고자 하는 취지는 두 가지였어요. 첫째는 우리 다움을 더욱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문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고요. 조금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요. 두 번째는 브랜딩이라는 게 마케팅의 영역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모든 직원들이 우리 다움을 인지하고 그것이 그들의 결과물에 간접적으로라도 담겼으면 했어요. 그래서 우리 다운 모습을 정의하고 우리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구체화하고 브랜드만의 텔링 가이드를 만들고 우리 고객을 라이프스타일의 형태로 정의했었죠. 브랜드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묘사한 책은 없었어요.

이 : 사실 직원들이 브랜드 북을 바이블로 여기고 늘 들여다보지는 않았죠.

전 : 그 부분이 사실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예상외로 브랜드 북은 오히려 외부에서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외부에 소문이 나고 외부에서 이것을 접하는 사람들이 생기다 보니 결국 이것을 보고 싶어서 주변에서 달라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렇게 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이 : 맞습니다. 아직도 브랜드북을 찾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사실 저는 우성님이 이 프로젝트를 정말 하고 싶어 하는 것과 함께 이것이 우리 브랜드의 단단함을 외부에 보여 줄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죠.

전 : 말씀하신 것처럼 이것이 29CM라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와 제네들은 브랜딩도 멋지게 하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그들이 명확히 그들의 모습을 정의했구나.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다른 거구나.."라는 반응들이요.

이 : 브랜드를 사람으로 비유했을 때 29CM가 하는 활동들이 이 사람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브랜드북은 이 사람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효과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 초본은 아직도 저한테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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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브랜드에 대하여


29CM에 대한 서로 간의 회고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서로 맡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얘기로 넘어갔다. 현재 나는 실시간 가상피팅 아이웨어 쇼핑몰 '라운즈'의 브랜딩을 맡고 있고 대표님은 새로운 개념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닷슬래시대시'를 이끌고 계시다. 어떻게 각자 브랜드의 개성과 다름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마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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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즈. 핵심 경험의 재정의


우선 라운즈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는 다시 시작되었다.

이 : 우성님 요즘 하는 일은 어때요? 주변에서 라운즈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개인적으론 당근마켓 이후로 요즘 제 주위에서 가장 많이 화자 되고 있는 브랜드가 라운즈예요.

전 : 정말요?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라운즈의 브랜드 인지도는 최근 많이 올랐어요. 그것의 시작은 8개월 전으로 돌아갑니다. (제가 입사한 시기입니다 ㅎㅎ)이 : 그간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전 : 그러니깐 당시 라운즈는..대표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라운즈 리브랜딩에 대한 배경과 과정. 라운즈가 어떻게 핵심 경험을 재정의 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한참을 열심히 얘기했다. 마침 그것에 대해 자세히 쓴 글이 있어 라운즈의 얘기는 얼마 전 브런치에 남긴 라운즈 리브랜딩 전략 내용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이후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 아 그런 과정이 있었군요. 좋네요. 그런 우성님에게 요즘에 주목하고 있는 다른 서비스가 있나요?

전 : (단호하게) 닷슬래시대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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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슬래시대시에 대하여


이야기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닷슬래시대시로 이어졌다. 이창우 대표님은 얼마 전 닷슬래시대시라는 기존과 전혀 다른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론칭하셨다. 이름에서부터 그리고 앱 아이콘에서부터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서비스 소개 페이지도 무언가 멋있었다.(이 링크를 한 번씩 보기를 바란다) 이 브랜드에 대해 그간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얘기를 나눴다.


닷슬래시대시 콘텐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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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핵심 고객의 정의


전 : 닷슬래시대시의 남들과 다른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이 : 라운즈가 핵심 경험을 명확히 정의해서 리브랜딩을 전개했다면 닷슬래시대시는 핵심 타깃을 먼저 명확히 정의했어요. 왜냐하면 소셜미디어는 넘쳐나고 그 안에서 정말 특별한 것은 이제 찾기 힘들어요. 그래서 저희는 누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인지를 고민했어요.

전 : 정말 궁금해집니다. 핵심 타깃은 누구이죠?

이 :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바로 내향적인 사람들입니다. 기존 소셜은 눈팅만 하고 자신의 무언가는 남들에게 잘 들어내기 싫어하는 사람들. 그들을 대상으로 했어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대부분 내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아무리 외향적으로 보이는 사람이라도 주변에는 말 못 할 그런 내향적인 성향이란 게 있잖아요. 이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만 집중해도 이 시장은 큰 시장일 것이라 생각했죠.

전 : 정말 그렇네요. 저도 내향적이에요.

이 : 우성님도 닷슬래시대시를 사용해봐서 아실 테지만 사람들이 올리는 콘텐츠들 그중에 우리가 홈에서 보여주는 콘텐츠들은 이미 충분히 내향적입니다. 본인의 얼굴이 나오는 영상(콘텐츠)이 거의 없어요. 조용히 자신의 일상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죠. 즉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어서 혹은 남들을 의식해서 올리는 것이 아닌 본인이 그냥 좋아서 올리는 거예요.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소셜미디어'로 우리를 포지셔닝하기로 했어요. 분명 이 메시지에 움직이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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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 고객을 위한 소셜미디어


이 : 우리 앱은 영상 필터도 없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올리는 거죠.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은 점점 더 좋아지고 편집 앱도 많은데 이런 것에 집중하기보단 오로지 있는 그대로. 내향적이고 꾸미지 않는 콘셉트의 서비스를 구현했죠.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하려면 분명히 영상을 편집하고 꾸밀 텐데 저희는 있는 그대로의 영상이 더 보편화된 소셜미디어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고요.

이 : 앱에 하트 기능도 박수로 바꿀 거예요. 내향적인 사람들끼리 서로 손뼉 쳐주는 인터렉티브가 하트보다 낫다는 판단이었고요. 같은 맥락에서 포스팅에 댓글 기능도 과감히 없앴어요. 댓글이 달리는 순간 그것을 의식하게 되는 심리가 내향적인 서비스와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에서요.

이 : 또 하나 남들과 다른 점은 소셜미디어이지만 가장 집중한 것은 마이페이지예요. 이곳의 기능을 강화하려고 해요. 사실 기존 소셜미디어는 마이페이지는 별거 없잖아요. 하지만 닷슬래시대시는 이곳에서 본인만의 페이지를 꾸미는 것이 의미 있다고 봤어요. 내향적일수록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보단 나 스스로의 모습에 신경을 더 쓰니깐. 예전 싸이월드 생각하시면 쉬워요. 사람들이 마이페이지 엄청 꾸몄잖아요. 포스팅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보단 마이페이지에서 관계를 맺는 그런 방향인 거죠.

이 : 마이페이지에서 다양한 나의 영상을 아카이빙 한다는 것은 여기에 나의 스토리가 계속 쌓이는 것을 뜻하기도 해요. 개인이나 브랜드나 그들의 콘텐츠를 아카이빙하기 좋은 구조이고 기존 소셜미디어보다 스토리텔링에 적합한 구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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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싸이월드


전: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소셜미디어라는 콘셉트를 떠나서 사람들이 닷슬래시대시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 : 누구나 자신의 폰에 영상은 엄청 저장되어 있을 거예요. 스마트폰 성능과 카메라 기능의 발전으로 앞으로는 더 많아지겠죠. 그걸 계속 폰에 저장해 둘 건가요? 현재는 그것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가 없어요. 그걸 닷슬래시대시를 통해서 했으면 좋겠어요. 마치 나의 영상 기록 저장소 같은. (그래서 마이페이지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누군가에겐 재미있거나 영감이 되거나 하면 더 좋겠죠.

이 : 한마디로 정의하면 '비디오 싸이월드?' 마이페이지가 중심이고 이곳에 나의 콘텐츠를 아카이빙하고 이곳을 통해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콘텐츠는 오로지 영상인 그런.. 결국 이 서비스가 없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추억과 기록이 담긴 영상들을 어딘가에 잘 꾸며서 아카이빙 할 수 있는 앱 서비스가 없는 셈이죠.(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여기에 소셜 기능이 붙어서 나를 중심으로 하는 소셜미디어가 구현되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투자자분들 만나면 서비스를 소개할 때 비디오 싸이월드라고 얘기하고 다녀요 ㅎㅎㅎ

전: 비디오 싸이월드라고 하시니 확실히 감이 확실히 옵니다. 닷슬래시대시는 현재 베타 테스트 기간이죠? 네 : 11월 정식 론칭을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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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슬래시대시의 브랜딩


전 : 11월 론칭을 위해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가요?

이 : 네. 아까 얘기했던 '내향적'이라는 콘셉트로 적은 비용의 광고를 집행해봤는데 반응이 좋아요. 그래서 이 콘셉트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브랜딩을 구상 중이긴 한데 그중 하나로 판교역에 디스플레이 광고를 한번 해보려 해요.

오 : 재밌는데요. 혹시 시안 나왔나요? 살짝 보여주심 안돼요?

이 : 음.. 보여드리죠 ㅎㅎㅎ 보시고 의견 좀.



전 : 머.. 멋져.. 요..(너무 멋져서 할 말 잃음..) 무언가 느낌이 옵니다. 엄청난 반응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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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마무리하며


이 : 술 마시면서 대화하니 벌써 이렇게 시간이.. (당시 9시 45분)

전 : 앗 벌써 가야 할 시간이네요. 오늘 대화 즐거웠습니다. 녹음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 녹음해서 뭐하시려고...전 : 아직 몰라요. ㅎㅎㅎ 이렇게 대표님과의 알코올 브랜딩 대담은 마무리가 되었다. 서로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 아니겠나.

오늘의 대화에서 팬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조건에 대해서 다시 서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이 대표님의 말씀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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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르지 않다면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 처음 코코샤넬의 말과 같이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선 늘 달라야 한다.

다음날 해장은 잘했다. 사실 요즘 숙취가 별로 없다. 글로 올리는 것도 허락받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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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성

브랜딩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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