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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

김성빈| 2022.07.25

흔히 브랜드 디자이너라 하면 로고 디자인, 편집 디자인, 전용 서체 개발,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심미성을 중요시하는 디자이너라고만 생각한다. 이는 시대를 반영하지 못한 잘못된 설명이다. 브랜드의 경험이 점점 고도화되면서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도 고도화되고 있다. 그만큼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은 단순하지 않다.

최초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디자인에 이어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디자인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겉에만 보이는 브랜드의 모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본질적인 업무까지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즉 브랜드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성장하기 위해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부터 브랜드 디자이너의 본질적인 역할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이 내용은 인하우스 브랜드 디자이너 관점에서 작성했으며, 예비∙현업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처럼 매력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건 중요하다. 그러나 인하우스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은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전략까지 만들어야 한다. [사진 출처: Pen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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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포지션 확립하기

브랜드는 시장에서 많은 경쟁사를 만난다. 경쟁사가 많을수록 브랜드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쟁력이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용자는 이름만 다르고 비슷한 서비스로 인식하기 쉽다. 그렇기에 브랜드는 시장에서 확실한 포지션을 확립해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브랜드 포지션을 확립하면 경쟁이 심화되더라도 그 사이에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사용자에게 우리 브랜드의 핵심 경험의 가치에 대해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브랜드 포지션을 확립하기 위해 우선 우리 브랜드의 핵심 경험이 무엇인지 정의 내려야 한다. 우리 브랜드가 가진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는 무엇이고 이것이 핵심 경험인지. 또한 브랜드가 내세우고 싶은 핵심 경험은 따로 있는지 그리고 사용자가 우리 브랜드를 사용하는 이유 중 가장 많은 이유를 차지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 브랜드가 핵심 경험으로 사용자에게 내세우고 싶은 것을 정의하면 더 촘촘하게 타겟층을 설정할 수 있고, 브랜드 포지션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라인웍스는 '라인과 같은 사용성' '라인과 연결되는 유일한 비즈니스 채팅'이 사용자가 생각하는 핵심 경험이다.


1차로 브랜드의 핵심 경험을 정의했다면, 2차로 실제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우리 브랜드는 어떤 이미지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 분석이 필요하다. 즉 데이터를 통해 포지션 확립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시장 분석은 '라인웍스(네이버웍스)'를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시장 분석(데이터)은 브랜드 포지션을 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위 내용과 같이 시장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들로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우리 브랜드의 핵심 경험이 무엇인지 경쟁사 대비 어떤 포지션을 갖고 있는지 등 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브랜드가 내세우는 핵심 경험과 사용자가 생각하는 핵심 경험이 일치하는지 혹은 다른지를 확인해, 보다 정밀하게 핵심 경험을 살펴보고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우리 브랜드의 핵심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포지션을 확립한다. 브랜드 포지션이 확립되면 전략적인 마케팅을 설계할 수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개발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핵심 경험 자체가 고도화되어야 메시지와 마케팅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핵심 경험 자체의 사용 만족도(서비스 만족도)와 브랜드 포지션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사용자∙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 포지션이 확립된다.

즉 브랜드의 핵심 경험을 사용자에게 알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포지션을 확립하는 것이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라인웍스는 "현장의 즉전력"이란 메시지를 개발. 비즈니스 채팅 시장에서 '비데스크워커'를 위한 핵심 경험을 제공한다.


데이터가 모든 것을 말해주진 못하지만, 데이터 외에 설득력이 있는 정보도 없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역량이라 생각한다. 심화된 경쟁 속에서 브랜드가 경쟁력을 갖고 성장하기 위해 브랜드를 둘러싼 데이터들에 관심을 갖자. 브랜드를 만드는 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까지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브랜드 에셋 고도화하기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 기존에 가진 브랜드 에셋들도 개선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브랜드 에셋은 다양하다. 그래픽 모티프, 아이콘, 휴대폰 목업, 브랜드 컬러, 브랜드 서체 등. 최초에 만든 에셋들이 브랜드가 성장하는 시점에서 적용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무를 이행하다 보면 다양한 부서에서 브랜드 에셋 사용에 대한 아쉬움을 들을 수 있다. 개발한 에셋이 시간이 흘러 적용이 어렵고 사용자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주얼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감각적인 에셋이라도 브랜드의 전략과 방향이 다를 경우 이를 고도화시켜야 한다. 많은 인하우스 브랜드 디자이너들은 공감할 것이다. 즉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 에셋은 최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성장에 맞게 고도화시킴으로써 완성된다.

브랜드 에셋을 고도화시키려면 우리 브랜드를 둘러싼 현 상황들을 항상 관찰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언급되는 에셋 관련 이슈들을 꼼꼼하게 챙겨야 하고, 무엇보다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보이기 위해 부족한 게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가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고 거기에 맞는 브랜드 에셋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니 에셋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해야 한다. 그것이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라인웍스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개발된 멀티 컬러 아이콘
라인웍스의 주요 서비스 화면이 잘 보이도록 제작한 휴대폰 목업. 사용성에 따라 몇 가지 스타일로 구분하여 제작했다.

서비스 UI 아이콘을 마케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아이콘 가이드라인


브랜드는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브랜드 디자이너는 개선이 필요한 접점들을 항상 매의 눈으로 관찰해야 한다. 멋지게 만든 에셋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에셋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사용자에게 가치를 알리고 공감을 얻어야 한다. 좋은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히고 있진 않은지 항상 우리 브랜드를 관찰하자.


새로움 시도하기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새롭고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개발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말은 매번 새로운 모습을 개발한다는 말이 아니다. 브랜드가 필요에 따라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 순간을 위해 새로움을 시도할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가 주최하는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그동안 브랜드에서 보지 못한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를 시도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이미지는 신규 서비스, 신규 브랜드 비전 등을 발표함에 있어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 새로운 이미지는 단발성으로 혹은 필요에 따라 장기간 사용될 수 있다. 확실한 건 브랜드는 매번 똑같은 옷을 입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브랜드 디자이너는 "우리 브랜드는 이런이런 이미지가 있으니 이 안에서만 디자인해야 돼"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으면 안 된다. 시도해 본 적 없는 새롭고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확실히 브랜드 디자이너는 평소 많은 걸 보고 듣고 경험해야 한다.

완전히 새롭고 다른 브랜드로 느껴지는 이미지를 개발하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움도 마찬가지로 사업목표에 근거해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새롭더라도 사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이점을 유념하고 새로운 이미지 구축이 필요할 때 새로움을 시도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자.


라인웍스의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였다.


인하우스 브랜드 디자이너 관점에서 쓴 글이라 모두에게 공감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브랜드의 최초 이미지를 개발하는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가 생존해야 브랜드 디자이너가 생존한다. 브랜드가 성장해야만 브랜드 디자이너도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브랜드의 시작과 끝나지 않는 성장을 디자인하는 것이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임을 기억하자.

브랜드 디자이너는 절대 심미성만을 추구하는 직업이 아니다. 오히려 데이터와 더 가까이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이고, 심화된 경쟁 속에서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전략가이다. 이를 인지하고 브랜드를 멋지게 성장시키길 응원한다. 그리고 본인도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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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빈

네이버웍스 브랜드 디자이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 위를 걷고 꾸준히 걷고 그리고 함께 걷는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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