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C의 첫 번째 전시 ‘HALF-TIME’은 뜨거웠던 2019년의 한 여름밤, 후줄근한 추리링 차림으로 시작된 우리들의 약 1년 반 동안의 시간을 공유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10명도 채 되지 않은 인원으로 풋살장을 종횡무진하던 우리는, 어느새 35명이나 되는 크리에이터가 CFC라는 이름이 새겨진 멋진 유니폼을 나눠 갖게 되었습니다. 다른 팀들과의 매칭 게임은 스포츠가 주는 단맛과 쓴맛을 모두 알려주었고, 유명 의류 브랜드와 협업하는 뜻밖의 행운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평균연령 30살 이상의 남자들만 모여서 2박 3일로 떠난 CFC의 첫 MT는 듣는 모두가 손사래를 쳤지만, 우리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CFC 역시 다른 축구팀, 흔히 ‘조기축구회’로 치부 받는 그런 모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CFCWORK을 마주하기 전까지의 이야기입니다. CFCWORK은 다분히 ‘CFC스러운’ 우리 고유의 콘텐츠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여지는 일련의 작업물은 모두 축구 문화나 CFC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대중에게 친근한 예술의 언어로 축구 문화를 풀어내는 이와 같은 시도는 축구라는 ‘스포츠’를 일상의 ‘문화’로 공유하고자 했던 CFC의 의도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시작에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마치 자기소개를 하듯 각자의 작업을 공유해보자던 지극히 ‘작업자’다운 마인드가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남모르게 고독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업적인 성향상 홀로 앉아 캔버스나 모니터, 또는 보이지 않는 창작의 무게를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감 일정이 다가오면 밤을 꼬박 새우는 날이 부지기수였고, 운동은커녕 끼니를 제때 챙기는 것조차 가끔은 일처럼 느껴지고는 했습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축구는, 그리고 CFC는 하프 타임(HALF-TIME)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작업에 매진했던 날들을 잠시 뒤로 한 채 잠깐의 휴식이 되어주기도 했고, 함께 모여 보낸 시간이 원동력이 되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 귀한 발걸음 해주신 모든 관람객들에게, 그리고 우리와 함께 지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동료들에게 이번 전시가 여러분의 하프 타임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 전시: CFC EXHIBITION EP.1 - HALF TIME
- 일정: 2021년 1월 4일(월) - 1월 24일(일)
- 장소: 무신사 테라스(서울 마포구 양화로 188 17층 무신사 테라스)
- 운영시간: 11:00 - 20:00
- 휴무일: 없음
-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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