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의 사회학자인 게오르그 짐멜 (1858~1918)은 그의 글 ‘대도시와 정신적 삶 Die Großstädte und das Geistesleben’ 에서 ‘외롭고 고립된 개인, 강한 사회적 유대를 상실한 장소’로 거대 도시의 문화를 이야기했다. 짐멜은 도시가 만들어 지면서 인류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으며,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문화를 조성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도시 감수성이란, 거대 도시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형성된 문화 현상 중 하나를 말한다. 과거의 인류와는 다르게, 태어날 때부터 도시와 함께 삶을 살아온 새로운 세대들에게 고향과 그리움의 대상은 더 이상 ‘자연’과 ‘촌락’이 아니다. 대도시의 삶에 기반을 둔 그들의 ‘고향’은 ‘화려한 네온사인’, ‘대중교통 수단’등을 기반 삼아 그것들을 향수의 대상으로 소환한다.
포스트-코로나의 시대라고 한다. 관계는 점점 더 비대면화 되어가고, 일각에서는 그로 인해 창발 될 비인간화를 염려한다. 지속해서 요구되어가고 있는 슬로건인 ‘거리 두기’는 우리의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지를 보여주는 작은 상징과도 같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신종 바이러스 COVID-19의 영향으로만 볼 수 있는 일일까? 어쩌면 코로나는 우리의 ‘거리 두기’, 혹은 ‘자유롭기 위해 스스로 외롭게 되는 길’을 조금 당겨주고, 세상에 드러내어 준 것일 수 있다. 현란한 네온사인과 마천루, 편의점, 자판기 등 현대 도시 사회를 대변하는 오브제들은 그런 이유로 외로움과 자유의 성질을 공유한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차이에 기반을 둔다.
서울미술관 2020년 첫 기획전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감수성’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시티 팝이나 네오-레트로와 같은 문화가 지금의 세대에게 소구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대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막연하고도 아련한 그리움에 기반을 둔다. 국내외 참여 작가들이 그려내고 펼쳐낸 도시의 오브제들은 우리에게 일상의 예술을 발견하게 할 새로운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예술 경험을 통해, 과거의 예술과는 다른
2021년 2월 14일 까지 연장 운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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