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스 데스크

매일의 기록에서 출발하는 작업,
비주얼 아티스트 김건주

2020.12.14 ~ 2021.01.24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김건주 작가는 일상에 익숙해져 무관심해진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자 한다. 창작자로서의 이야기와 함께 그가 사용하는 도구를 추천받기 위해 그의 작업만큼이나 아늑한 작업실, Gunjoo Studio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서울 삼청동, 감각적인 갤러리와 카페들이 즐비한 거리에 위치한 작업실로 향하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삼청동 거리가 보이는 김건주 작가의 작업실은 정사각형 비율의 공간 속에 따뜻하고 생기넘치는 감성으로 채워져있다. 넓은 작업대와 나무 선반 가득한 책과 도구 사이로 작가의 섬세한 취향이 옅보이는 수집품이 곳곳에 숨어있다. 일부러 정돈하기보다 작가의 일상을 느낄 수 있도록 평소의 모습을 담아냈다.



데스크 바로 앞 창문으로 보이는 삼청동의 한가로운 풍경. 창문가에 작은 소품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김건주 작가의 작업 모습. 편안해야 작업이 잘된다는 그의 말이 다시금 생각나는 모습이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작가 김건주 입니다. 삼청동에 있는 ‘GunJoo Studio’에 주로 머물며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업실이 굉장히 아늑해요:) 작업실에서 가장 신경쓰신 부분이 궁금합니다!

동선을 많이 신경썼어요. 작업을 할 수록 재료나 도구나 필요한 게 많아 지다 보니까. 제가 책상 위에 앉아서 작업을 하기보다는 실크스크린이나 페인팅할 때도 있고 휴식을 하기도 해서.
다양한 작업을 하다보니 각 재료의 위치가 중요하더라고요. 이젤은 여기, 물감은 여기... 작업하는 동안의 동선을 많이 생각하면서 작업실을 만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작업실 안에서 동기부여나,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책이나 메모, 좋은 영감을 얻는 사진, 엽서, 그런 물건들을 계속 볼 수 있게 배치하려고 해요.

작업실 한 켠에 실크스크린판이 가득 쌓여있다. 파란 테이프는 작업 시에 필요해 붙였던 것이 뜻밖의 규칙처럼 보인다. 떼어내도 실크판 자국이 남지 않는다고 한다.
작업대 옆에 놓여있는 건조대

어떤 도구를 쓰시나요? 

작업실에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도구가 있는데, 주로 사용하시는 실크 스크린 도구를 추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우선 물감 중에서는 '스피드볼(Speedball)'이라는 브랜드에서 나오는 게 좀 쓰시기 좋아요. 저도 많이 사용하고 있구요.
종이는 팁을 드리자면 실크스크린을 할 때엔 종이가 좀 두꺼워야 해요. 얇으면 물감이 올라갔을 때 종이가 울거든요. 최소 200g은 되는 걸 쓰는 게 좋아요. 두성이나 삼원, 종이 전문회사에서 나오는 판화지를 쓰면 더욱 좋구요. 저는 주로 ' 파브리아노의 로자스피냐 285g 종이'를 써요. 한 장에 5-6000원 하는데 1미터 정도... 전지보다 약간 작은 그 종이를 사서 주로 쓰고 있죠

주로 사용하시는 다른 도구도 궁금합니다! 어떤 걸 주로 사용하시나요?

드로잉 도구는... 많은 걸 쓰기는 하는 데, 색연필 같은 경우는 '프리즈마 유성 색연필', 파스텔은 '까렌다쉬 오일 파스텔'을 쓰고 있어요. 아, 윈도우에 그림을 그린다 이런 때는 '포스카(POSKA)'나 스프레이 브랜드 '몬타나'에서 나온 아크릴 펜을 쓰고 있어요. 아크릴 물감은 '쉴드', '골든'을 자주 사용하구요.
그리고 메모를 자주 하는 편인데, '몰스킨 노트' 중에 아트컬렉션 노트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수납장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알록달록한 스피드볼 페인트들. 오른쪽의 살짝 갸우뚱하고 있는 통이 자신을 골라달라고 뽐내는 것 같다.
시선이 머무는 곳 어디에나 놓여있던 스피드폴 페인트. 건주 작가의 작업 과정이 그려지는 듯한 흔적이다.
작업의 흔적이 느껴지는 스퀴지(실크스크린 작업을 위한 도구)
선반에서 사용되기를 기다리는 몰스킨 노트들


종이에 닿는 손 끝의 감각과 에너지를 눌러담은 드로잉,
아름다운 색감이 더해진 작가의 작품에는 공간을 따스하게 만드는 힘이 담겨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얻은 이야기와 영감을 수첩에 기록하는 것이
모든 작업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몰스킨 노트에 스케치를 하고 있는 모습.

작가님에게 창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창작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끊임없이 계속, 더 잘하고 싶은 부분 같아요." 너무 거창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분이에요. 어떤 분들은 음악을 통해서 혹은 춤을 통해서 창작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제 경우는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하는 거죠. 항상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더 감동을 주고, 또 메세지를 더 잘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매일같이 창작을 하다보면, 에너지가 고갈될 때는 없으신가요?

물론 고갈되곤 하죠. 쉽게 말하면 열정, 이런 게 없을 때가 있곤 해요.
예전에는 사실 작업만 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작업이 취미야'라고 말할 정도였죠. 하지만 요즘에는 활동이 지속되면서 어떤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리프레시가 필요해지더라구요.
예를 들어 행사를 진행하거나, 전시를 하고 나면 제 자신에게 선물을 준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가거나, 평소에 못 샀던 것을 사곤 해요. 여러 방식으로 스스로를 재충전 할 수 있는 리듬을 찾는거죠.

휴식을 취하거나, 대화를 나누기 위한 공간. 데스크 바로 옆에 자리해있다. 인터뷰 역시 이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언뜻보면 인테리어 소품 같지만 하나하나 다 그의 손길이 닿은 작품들이다.
책 '젊은 예술가에게'의 인상적인 문장이 휴식을 취하는 소파 옆 벽면에 붙어있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두 번째 개인전 'Bloom'에서 선보였던 새 모양의 화병이 원목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그림도시>를 위해 제작한 마스킹 테이프가 테이블에 쌓여있다.

일상에서 좋은 영감, 에너지를 얻는 곳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평소에 책이나, 영화, 노래도 좀 더 따뜻하고 감동이 있는 걸 찾아서 보려고 해요. 저도 좋은 걸 봐야 기분이 좋고 또 그것을 그려서 또 역시 내 기분도 좋고... 제가 무서운 거나 그런 걸 못 견디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리고 좋은 에너지를 위해서 제일 중요한 건 몸이 편안해야 하는 것 같아요. 막 잠도 못 자고 몸도 피곤하고, 배도 고프고 그런 상태에서 창작이 나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잠도 잘 자고 몸도 편안하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그래야 좋은 작업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해요.

작가님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따뜻함, 편안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상태에서의 작업이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던 걸까요?

제일 중요한 건 메세지 같아요. 환경적인 것은 부분이구요. 어떻게 해야 그림을 통해 주위의 일상 안에서 얻은 좋은 영감이나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거든요.

일상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모아둔 포스트잇.

요즘 작업을 하는 데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기록하는게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예전에 '아직 이거, 이거 못했으니까 내년에 해야지'하고 생각한 것들이 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작업 못 한 게 너무 많더라구요. 더 멋있게 표현하고 싶고, 볼륨감있게 잘하고 싶은 생각에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요새는 영감이나 좋은 생각들을 즉각적으로 낙서나 드로잉으로 시각화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본작업할 때 출발이 쉬워지는 것 같아요. 도화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작업을 시작할 때 빵하고 바로 시작하고 싶은데 그렇게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낙서를 하면 미리 출발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계속 가속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워밍업을 이미 한 것처럼.



몰스킨 노트에 담긴 김건주 작가의 낙서와 메모. 낙서라는 표현이 무색하도록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완벽히 계획해서 한꺼번에 하려 하지말고
구체적이면서 마음 편하게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자!"
작업실 한 곳에 적힌 메모에서 그의 작업관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김건주 작가의 작업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별', '사람', '숲' 그리고 '바다'를 상징화한 작품
첫 번째 개인전 '닿-다' 출처 : kimgunjoo.com
2017년 두 번째 개인전 'Everything is One Chapter 1 Base' 출처 : kimgunjoo.com
2018 세 번째 개인전 "everything is one chapter 2 bloom" 출처 : kimgunjoo.com

첫 전시 <닿-다>에서 최근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점점 메세지가 깊어지고 계신 것 같아요.
각각의 주제를 정하는 데에 어떤 배경이 있었나요?

첫 전시에서 보여드렸던 "Everything is one'이라는 주제에 담긴 메세지가 굉장히 포괄적이었어요. '함께 더불어 살아가자'는 메세지를 하고 나니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가 하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가까운 얘기를 해볼까? 내 친구, 내 동생, 내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하는 건 어떨까. 그런 생각에 두 번째로 전달했던 메세지가 '우리'에서 조금 더 가까워진 '당신과 나'의 이야기였어요. 그렇게 '각자 시기는 다르지만 계속 해서 나아가다 보면 너와 나 모두 언젠가 꽃을 피울거야' 라는 의미를 담아 두 번째 개인전 'Bloom'이라는 작업을 했었구요.

최근에는 조금 더 들어와서 '나'를,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쉼을 얻고 무얼 좋아할까 그런 거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제가 보는 좋은 풍경을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그림도 요즘은 좀 더 가깝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에... 종이에 직접 그린 드로잉처럼 실제로 그림을 그리는 데에 집중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좀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표현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종이에 직접 그린 드로잉처럼 좀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

김포 북변동 '백년의 거리' 거리예술전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김포 북변동 '백년의 거리' 거리예술전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실크스크린, 페인팅, 드로잉 그리고 제품 제작까지...
굉장히 다채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계신데요!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새로운 작업들이 완전히 다른 작업으로 보여지지 않으면서 기존의 메세지가 여전히 신선하게 전달되려면 조금씩 업데이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느낌을 지키는 동시에 조금씩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계속 그런 균형을 찾아서 나아가야만 성장을 하는 작가가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만 예전 작업들도 함께 빛이 난다고 생각하구요. 그렇게 하다보니 지금도 작업을 할 때마다 계속해서 배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작업을 소화하는, 그런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책도 많이 읽고 좋은 경험도 하고... 요즘에는 작업이 갑자기 빵! 이렇게 일어난다기보단 평소에 낙서나 드로잉을 많이 하는 시간이 작업적으로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2020년 7월경 신한카드와 함께 진행했던 을지로 셔터갤러리 작업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2020년 7월경 신한카드와 함께 진행했던 을지로 셔터갤러리 작업모습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을지로 작업을 위한 스케치, 메모 작업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작업을 소화하는 시기라는 표현이 궁금한데요!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작업적으로 스스로 노력을 하는 거죠. 동일한 주제로 어떤 사람은 조소를 하고, 어떤 사람은 수채화로 하는 사람도 있고, 실크스크린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럼 '과연 나랑 잘 맞는 매체는 뭘까? 지금 내가 너무 재밌고 좋아하는 게 뭘까?' 이렇게 궁금해하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작업이 나오는 거지 억지로 나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떤 걸 하면 사람들에게 이야기가 잘 전달될까? 이 방식으로는 너무 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스스로 내면에서 소화하는 시기가 필요한거죠.
또 흐름을 알아야해요. 이미 이런 방식은 너무 많이 나와있어. 그럼 너무 뻔하잖아요. 대중들이 생각하는 뻔한 방식은 이야기 전달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너도 또 똑같은 얘기를 하네?' 이런 반응이 오게 될 거고...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려면 그런 복합적인 게 어우러지면서 작업이 확장되는 것 같아요.

내가 일단 재밌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기존에 있는 거랑 비슷하게 표현하기 보단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보는 것! 그게 중요한 걸까요?

그렇죠! 그런 작업이 열정을 불어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막 창작을 시작한 분들의 경우에는 지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걸 해야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거에요. 그게 트렌디한 거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트렌드는 외부에서 오는 요인이거든요. 자신의 내부에서 잘 판단해야 해요. '내가 정말 그 주제를 좋아하는 게 맞나?'
트랜드를 따라야할 것 같은 느낌에 억지로 시작하면 결국 그리는 본인도 즐겁지 않을 뿐더러 나중에 트랜드가 바뀌면 또 자신도 바뀌어야 하는 거죠... 결국 중요한 건 자기 취향, 뭘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지, 잘 하는 지에 대한 밸런스를 잘 찾아봐야할 것 같아요.

하지만 상업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면 트렌드를 따르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에요. 이제 막 창작 활동을 시작한 친구들은 이 부분에서 혼란이 와서 힘들거든요. 
본인이 어느 성향인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나는 작가가 될 거다' 그럼 이제 당장의 경제적인 안정을 생각하기 보다는 작업 세계, 메세지에 집중하는 게 맞는 거고, '나는 빠르게 자리를 잡고 싶고,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고 싶다.' 그럼 상업적인 관점으로 활동을 하는 거죠.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이렇게 정하고 가면 흔들림이 없을 텐데 언젠가부터 그림을 그리는 게 굉장히 종교적인 것처럼 신성시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본인의 성향에 맞춰서 구분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본인이 작가로서의 성향이 강해서 자신의 세계에 집중을 하기로 선택을 했다 해도 창작이, 작업이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경제적인 활동을 하며 창작 활동을 뒷받침한다면 오히려 오롯이 자기 세계, 작업에 집중할 수 있거든요. 그게 중요한 부분인 거 같아요. 창작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창작자인데 어딘가 다른 영역에서 파트타임을 한다거나, 회사를 다니고 있더라도 괴로워하거나 혼란스러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작업을 계속하려면 돈을 벌어야 해. 지금 나의 작업 세계가 완전히 단단하지 않아서 다칠 수 있으니 아르바이트를 하며 작가 역량을 쌓아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돈을 벌고, 자기 세계를 구축한 이후에 브랜드와 협업을 한다거나, 전시를 하면 되거든요. 저도 똑같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그리고 이 문제에서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에요.

브랜드와의 협업에 대해 언급해주셨는데, 굉장히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하셨어요.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의 어떤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서로 소통을 해서 작업을 하려 해요. 왜냐하면 제 작업의 어떤 면을 보고 제안이 오는 건데, '이건 안 돼'라고 마음을 먹는 게 아니라 '그럼 이야기를 들어보고 같이 만들어보자', '나와의 협업으로 인해서 이 분들의 브랜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려 해요.
물론 제안이 들어왔을 때 너무 결이 안 맞을 땐 진행을 안 하죠. 아무리 조건이 좋더라도 결이 맞고, 잘 어우러질 수 있는 걸 해요. 그런 걸, 자신의 결을 포함해서, 협업이 잘 어우러질 수 있다면 어떤 식으로 잘 진행할 수 있는지... 잘 선택해서 진행해 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창작자로서 이루고 싶은 꿈, 목표가 있으신가요? 

예전에는 작업실을 가지고, 지금처럼 창작 활동을 계속하는 게 꿈이었어요. 지금은 이렇게 작업실을 운영을 하고 있고,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되니까 지금의 상황을 잘 유지하면서 조금 더 멋진 작업을 보여주는 거? 그게 지금은 목표인 것 같아요.
매 해를 거듭할수록 더 좋은 작업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죠.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는 드로잉 작업. 까렌다쉬 오일 파스텔을 사용했다.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는 드로잉 작업. 까렌다쉬 오일 파스텔을 사용했다.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는 드로잉 작업. 까렌다쉬 오일 파스텔을 사용했다.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김건주 작가의 까렌다쉬 오일 파스텔

이제 막 '난 창작자가 될거야'라고 마음먹은 후배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건네고 싶으세요?

음... 아까도 말한 것 처럼 자기가 어떤 성향인지 잘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객관화를 해보세요.
예를 들어 막약 가수가 되고 싶다면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높은 음을 잘 낸다는 이유로 그 가수를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 사람의 매력을 느끼는 거잖아요. 청자가 어떤 가수의 매력의 느끼는 이유는 가수 본인이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 지가 전달되어서, 같이 느끼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 번에 알 수 는 없지만 자신을 찾으면서 본인의 취향을 알아가고, 그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나 하나 찾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이제 막 창작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지금 어디가 되었든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조급해 마시고 좀 더 길게 보시면 어떨까... 창작이 하루 아침에 될 순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창작을 막 시작하던 시점에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오목을 두는 생각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오목을 둘 때 나의 돌이 다섯 개가 되려면 3, 3 구조를 많이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렇게 전체적으로 보면서 수를 두려고 이렇게 저렇게 계속 시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무작정 '이렇게 다섯 개!'하고 어디 하나를 집는 것 보다 전체적으로 보면서 하셨으면 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좋은 경험을 많이 쌓고, 어느 날 갑자기 하려고 하기보다는 전달하려고 하는 이야기를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도움이 될까요? 요즘은 다들 너무 어렵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요. 제가 뭐라고, 모두의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당장을 생각하지 말라는 게 죄송한 마음도 있어요.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는 드로잉 작업. 까렌다쉬 오일 파스텔을 사용했다. (출처 : @gjdrawing 인스타그램)

진심이 느껴지는 조언 너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후배 창작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가 있을까요?

아 도서는... 박웅현의 '여덟단어' 너무 좋구요. 박용후의 '관점을 디자인하라',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데이비드 호크니의 '다시 그림이다',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젊은 예술가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젊은 예술가에게'나 '영혼의 미술관', '다시 그림이다'는 미술 서적이에요.그리고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여덟 단어', '관점을 디자인하라' 이건 미술 관련 얘기는 아닌데 그래도 창작하시는 분들이 보기에 되게 좋아서... '뼈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이 책은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하는 이야기인데 내용을 그림으로 바꿔서 생각해도 충분히 좋거든요.

그럼 인터뷰는 여기까지 진행할게요!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어의 메모.
김건주 작가님과 함께 창작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창작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후배 창작자 분들을 향한 작가님의 응원이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작가님의 활동을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




좋아요 13
공유하기
당첨자 발표 D1392

크리에이터스 데스크 첫 번째 이벤트

김건주 작가님과 함께 선정한 도구는 '몰스킨 노트 아트컬렉션'과 '몰스킨 드로잉 기프트 세트'. '까렌다쉬 오일파스텔 12색 세트'입니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아이디어가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되길 바랍니다.
총 100명의 창작자에게 세 가지 상품 중 1개를 드립니다. '이벤트 참여하기' 폼 작성 이후 인터뷰에 대한 감상 등을 댓글에 남겨주세요! 2021년 1월 25일 당첨자가 발표됩니다. :)

이벤트 당첨자 발표

크리에이터스 데스크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100분을 선정하여 개별 연락 드릴 예정입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크리에이터스 데스크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메일 주소: center@stunning.kr
목록으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