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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하고 흥미로운 북한의 그래픽 디자인

율디자인|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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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se graphic-design images from North Korea are glorious to behold

본 게시글은 해외 디자인 아티클을 번역한 글입니다.
아티클을 번역하며, 몇 가지 정보와 링크를 덧붙였습니다.





Made in North Korea: Graphics From Everyday Life in the DPRK
, by Nicholas Bonner.
이 글에 수록된 모든 이미지는 출판사 Phaidon에서 제공합니다.



장엄하고 흥미로운 북한의 그래픽 디자인

베일에 싸인 국가의 잠깐 쓰이다 버려지는 것들의 디자인 컬렉션,
주체 사상 스타일을 보여주다



개성 인삼을 포함한 여성 미용 제품을 과하게 찬양하는 3D 렌즈의 우표 ⓒPhaidon, Nicholas Bonner


당신이 초코바 포장지에서도 문화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보라. 사용하고 나면 버리게 되는 물건들—그리고 매일 일상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수많은 포장지—은 사회에서의 계급과 개별 사항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것들이다. 재질, 색깔, 형태, 그리고 레터링은 모두 제품에 대한 경험이다. 그리고 소비자 요구와 니즈는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각양각색인데, 디자인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 물건에 끌려 접근한다—이는 담배를 팔거나, 정치적 헤게모니라는 이름으로 국가주의를 공고히 하는 행위가 된다.

닉 보너Nicholas Bonner의 신간 는 북한의 DMZ에서 금방 쓰고 버리는 제품의 그래픽 디자인 샘플을 모았는데, 이는 기밀스러운 국가의 독특한 디자인 유산을 두루 살펴보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영국인 보너는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에서 단체 관광을 이끌며 티켓 조각, 우표, 포장지, 통조림 라벨 등 잡다한 인쇄물들을 모아왔다.


오징어 통조림 라벨 ⓒPhaidon, Nicholas Bonner


“제품에서 이런 그래픽 디자인 요소들이 매력적이어서 그저 수집했습니다… 그래서 북한 과자류를 사서 포장지를 보관했는데, 이게 쌓이다 보니 결국 큰 박스 여러 개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분명 쓰레기라고 부를 것들이지요”라고 보너는 그의 책에서 밝혔다.

그러나 특이한 점이 있다: 북한의 모든 비즈니스는 국가가 운영한다. 광고를 두 배로 하여 포장지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된다 해도, 북한의 소비재는 표면적으로는 경쟁이 없다. 그리고 안쪽에 참고자료 이상으로써 디자인된 라벨은 간단한 일러스트와 선명한 색채를 사용하여 구매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물론, 북한의 군사적 위용을 재차 강조하는 애국심과 문화적 정체성의 역사적 토대를 암시하는 정치적인 요소도 눈에 띈다.


ⓒPhaidon, Nicholas Bonner


장난감 총상자에는 '한 개는 백의 겨루기'라는 뜻의 한국군 슬로건 '일당백'이 새겨져 있다. 한국의 영웅을 대표하는 인기 만화 캐릭터인 고슴도치가 미국의 적 늑대와 싸우고 있다.


ⓒPhaidon, Nicholas Bonner


1996년 매스게임 '타도제국주의동맹Down-with-Imperialism Union' 티켓. ‘타도제국주의동맹’은 김일성이 1926년 설립한 단체로 1945년 이후 집권당인 노동당의 전신으로 여겨지는 단체다.


평양 지하철 엽서 기념품 세트 일부 ⓒPhaidon, Nicholas Bonner
‘평양’ 브랜드의 담뱃갑 ⓒPhaidon, Nicholas Bonner
1996년 발행된 ‘김정일 동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 5주기’ 기념 우표 ⓒPhaidon, Nicholas Bonner
1990년대 고려항공 부채 ⓒPhaidon, Nicholas Bonner
ⓒPhaidon, Nicholas Bonner


2004년 신년 기념 북한 군용 우표 (주체사상년 93). 최고 사령관 엠블럼은 군의 다양한 영역에 프린트되어 있다. 전경(前景)에는 농부, 지식인, 노동자로 이루어진 그룹과 현대의 군인이 있다.


ⓒPhaidon, Nicholas Bonner


북한을 연상시키는 서구 스타일의 고급스러운 사탕 박스. 홍삼 진액과 알코올로 채워진 사탕 제품이다.


평양의 특징적인 건축물을 표현한 포장지 ⓒPhaidon, Nicholas Bonner
ⓒPhaidon, Nicholas Bonner


영국 로열패밀리를 표현한 기념우표. 북한 통치자의 이미지는 숭배되며, 제품이나 그들이 쓴 책에서 조차 사용될 수 없다.



번역 후기

'북한'이라고 하면 흔히 버건디 같은 붉은색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은 실제로 분홍색을 비롯한 파스텔톤을 쓴다고 한다. 분홍색으로 점철한 이 책은 한국 번역판도 존재한다. 제작 과정에 한국인(South Korean)이 참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글꼴 구성도 잘 되어있는 느낌이었다.



북한에서는 ㅌ을 우리가 ㅎ의 상투(윗 끄트머리)를 세로획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서체 또한 현재 한국에서 '복고'라 불리는 형태와 닮았으면서도 어딘가 다르다. 이 글의 도판에 나타난 글자들은 한국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형태라 '북한만의' 글자를 잘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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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디자인

디자인 교사.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의지를 심어주는 일을 합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스타트업에서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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