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EP.04 출판사 편집자가 하는 일

온유| 2022.04.04



안녕하세요. 이번시간엔 ‘출판사 편집자가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편집자는 교정자다?


보통 편집자를 빨간펜을 들고 원고를 교정하는 사람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큽니다. 실제, 교정교열은 편집자의 직무중 하나이고 출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합니다. 하지만 출판의 전체 프로세스를 이해한다면 편집자를 단순히 교정자로 생각할 수 없고, 출판 기획부터, 판면 설계, 제작 그리고 유통 등 실제 업무의 범위는 포괄적입니다.


※ 출판 프로세스

(1) 출판 기획 및 저자 발굴
(2) 저작권 계약
(3) 집필 관리
(4) 원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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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편집 기획
(6) 판면 설계
(7) 교정
(8) 제목 결정
(9) 표지 디자인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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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작
(11) 홍보
(12) 유통


(1)~(4)를 출판의 준비단계로, 편집에 들어가기 전 큰 틀의 기획부터 최종적인 원고 검토가 이루어집니다. (5)~(9)는 실제 편집 단계로 책의 판면 설계와 우리가 익히 아는 교정 업무, 제목과 표지 디자인을 확정 짓습니다. (10)~(12)는 마무리 단계로써, 물성을 가진 책을 제작하고 이를 홍보하며 유통하는 일을 진행합니다. 연차에 따라 역할은 조금씩 다르겠으나, 책임 편집자라면 위 사항을 총괄하게 됩니다.


출처 : 인터파크도서 북DB


유유 출판사 조성웅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편집자를 가리켜 ‘영화감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영화감독이 직접 배우로 연기를 하는 것도, 뒤에서 촬영하는 기사도, 그렇다고 영상 편집자도 아니지만, 이 모든 일에 개입하여 한편의 영화를 제작하듯, 편집자도 실제 글을 쓰는 저자, 북 디자이너, 인쇄기를 돌리는 기장은 아니지만,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디렉터의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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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 연수 3년, 실무 정년 마흔

출판계에서 흔히 ‘근속 연수 3년, 실무 정년 마흔‘이라는 말이 떠돕니다. 대다수 편집자들이 한 회사에서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직을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낮은 임금, 노동 시간, 업무 강도 등이 있습니다. 40대로 들어서면 개인 회사를 차리곤 하는데, 우리나라 출판사의 절반이 1인 출판사이고 10인 미만의 사업장이 9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인 이상의 회사가 10%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구조입니다.

좀 더 암울한 이야기를 하자면, 과거엔 공들여 만든 책을 연간 몇만 부 혹은 몇십만 부씩 팔았지만, 현재는 초판 2천 부를 몇 년간 나누어서 파는 실정이 되었습니다. 책 시장의 산업 규모는 작고 인터넷의 보급과 영상매체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유튜브나 OTT 서비스가 책을 올드 미디어로 대체해버렸죠.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성인 인구의 약 40%가 한 해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유튜브와 전쟁을 선포! 아니, 우리 친구할랭..?ㅠ


그럼에도 현실을 받아들이되, 현재의 편집자가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능력 중 하나는 ‘기획‘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출판 시장의 전체 매출은 과거와 비교해 봤을 때 다행히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발행 종수가 한 해 3~4만 종에서 6만 종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이 말은 즉, 편집자 한 명이 1년에 4권 만들던 책이 6~8권으로 늘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편집 업무는 어쩌면 낭만스러운 일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ㅜ)

질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도, 과거에 대부분의 편집자들은 국문학과나 인문계열 출신이 편중되어 번역 책의 기획이 다소 풍부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편집자는 다양한 전공자로 구성되어야 하고 저자와 평등하게 서로의 분야를 이해한 상태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좋은 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어려운 출판 시장에 하나의 출구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현재는 이런 추세가 반영되어 다채로운 직군의 편집자들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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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교열에 대하여


교정교열은 큰 틀에서 저자의 생각과 주제를 파악하고, 사회적 맥락과 더불어 독자가 누구인지 헤아리는 작업을 요합니다. 사실, 교정은 따로 정답이 없습니다. 같은 출판사라 할지라도 팀마다 띄어쓰기 같은 경우 교정을 보는 방법이 각기 다릅니다. 우리나라 국어사전들이 통일되지 못하고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교정교열을 보기 전 방향과 원칙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출판 용어 상식

교정(校正) : 오자나 탈자를 바로잡는 일
교열(校閱) : 문법에 맞게 문장을 고치는 일
윤문(潤文) : 가독성 높은 문장으로 가다듬는 일




1. 퇴고의 3가지 원칙


① 플러스 : 필요한 부분 추가하기


예시 1)
어제 ‘아는 형님’ 봤어?
얘들아, 어제 ‘아는 형님’ 봤어?

예시 2)
각자 속도로 달리면 되는 거야.
각자의 속도로 달리면 되는 거야.


② 마이너스 : 불필요한 부분 빼주기


예시 1)
챔피언다운 행동이었어.
→ 챔피언다웠어.

예시 2)
주미니 속에 뭔가 더 들어 있는 것 같은데?
→ 주머니 속에 뭔가 더 들어있는데?


③ 폴리쉬 : 잘못된 단어 및 문장 다듬기


예시 1)
저기요. 지금은 때가 아니에요.
→ 저기요. 아직은 때가 아니에요.

예시 2)
친구가 내게 언제 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 친구가 내게 언제 올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 참고 자료

https://blog.naver.com/begopa0327/222088128723



2. 실무에서 다루는 삼교 과정


① PC교 :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교정

→ 원고를 순서대로의 파일 형태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책의 판형도 정해져 있어야 한다.

② 1교 : 디자인 전 원고를 출력하여 보는 교정

→ (초교) 문장 교열, 맞춤법 위주로 살피고 웬만하면 교정을 다 끝내야 한다. 저자와 사전에 상의 필요.

③ 2교 : 본문 디자인 완료 후 출력하여 보는 교정

→ (재교) 오탈자, 맞춤법 위주로 한 번 더 검토한다. 표지 제목을 확정 짓고 표지 디자인을 의뢰한다.

④ 삼교 : 최종 종이로 확인하는 마지막 교정

→ 마지막으로 간단한 오탈자나, 맞춤법을 확인하고 내지와 표지 디자인을 모두 살핀다.

⑤ OK교 : 제작 전 책과 똑같은 상태의 인쇄교

→ 인쇄에 들어가기 전 최종 완성된 작업물을 뜻한다. 큰 하자가 없다면, 이후 인쇄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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