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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쉐어 브랜딩 1년의 회고 Part.1

전우성| 2022.03.14

스타일쉐어에 브랜딩 디렉터로 근무한 지 1년이 어느덧 훌쩍 지났다. 이 글은 지난 1년간 내가 이곳에서 진행한 것을 회고해보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어려운 용어는 되도록 배제하고 최대한 쉽게 말해보려 한다.


https://images.app.goo.gl/JjhVJftDwjbT5gt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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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을 위한 질문들

브랜딩은 해당 브랜드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에서부터 시작한다. 누구나 이 고민을 할 때 막막하고 두리뭉실하지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이것을 되도록 뾰족하게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브랜드의 모든 활동들은 늘 이산과 저산 때론 그 옆산을 넘나들면서 두리뭉실한 이미지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것들을 고민해봐야 하는데 나는 아래의 질문들을 중심으로 그것을 시작했다.



이런 질문들에 파고들고 되묻고 생각을 거듭하면서 이 브랜드만의 특징들을 조금씩 또렷이 해갔다.


https://images.app.goo.gl/19sT1PpGWgRp3fPv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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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랜드는 어떤 탄생의 과정을 거쳤는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의함에 있어 브랜드의 탄생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냐고? 어떤 마음과 목적으로 이 브랜드가 시작했는지를 알아야, 즉 그 브랜드의 출발점을 알아야 이 브랜드가 초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알 수 있으니깐. 쉽게 얘기하면 탄생의 비밀이랄까?

스타일쉐어는 초창기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초기의 모습은 자신의 스타일을 공유하고 남들과 해당 정보를 나누고 친목도 쌓는 스타일 공유 커뮤니티였다. 이렇게 몇 년을 유지해오면서 유저와 트래픽을 늘리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몇 년 전 커머스 모델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여 현재의 연매출까지 도달한 큰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했다.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스타일쉐어의 이전과 현재로 나눌 수 있다. 이전의 스타일쉐어는 앞서 얘기한 대로 나의 스타일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혹은 남들의 다양한 스타일을 볼 수 있는 플랫폼, 나아가 그들의 스타일 정보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알 수 있는 쉽게 얘기하면 '스타일 정보공유 커뮤니티'였다. 이 당시 유저는 지금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재방문과 활동량은 굉장히 높았다. 이런 서비스화된 스타일 커뮤니티가 없었으니깐. 그들 간의 정보와 대화가 오고 가면서 ㅈㅂㅈㅇ(정보좀요)라는 신조어도 탄생하고 스타일쉐어 유저들이 서로를 스쉐러라고 부르는 문화도 이때 만들어졌다.

커머스 중심인 현재의 스타일쉐어는 이전의 목적보단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유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존 유저들은 아직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공유하지만 이런 유저들은 이전에 비해 점점 줄어들고 그들의 활동량 역시 예전만 못했다. 하지만 커머스는 새로운 수많은 유저들을 불러 모았다. 지금 스타일쉐어 신규 유저들 중 대부분은 이쁜 제품을 사기 위해 오는 구매 의향이 높은 유저들이다. 커뮤니티의 특성은 약화되었지만 구매욕을 가지고 오는 많은 유저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구매가 이루어지고 스타일쉐어는 지금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이는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스타일쉐어는 이러한 수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https://images.app.goo.gl/HsaqWkAprje2tDaQA



이 브랜드는 현재 어떤 문제점에 놓여 있는가

우선 오해의 소지를 막기 위해서 말하자면 소위 문제점이 없는 브랜드는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지금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타일쉐어의 문제는 커머스 시장에 들어오면서 수많은 경쟁자들(애써 경쟁사를 언급하지 않아도 아마도 모두 아실 것이라 생각된다)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너무나 당연하다. 하나의 패션브랜드가 다양한 쇼핑몰에 입점하는 시장에서 고객이 같은 브랜드를 다른 곳보단 우리에게서 구매하게 하기 위해선 좋건 싫건 자연스럽게 그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당연히 여러 쇼핑몰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고 그렇기에 스타일쉐어라는 남들과 다른 뾰족함, 특별함, 차별점이 더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이것을 정의하고 만들고 쌓아가는 과정들을 소위 '브랜딩'이라고도 부른다..)



이 브랜드가 세상에 없다면 사람들이 가장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여기서 사람들이란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주 고객층을 의미한다. 우선 커머스는 아닐 것이다. 앞서 얘기한 데로 요즘 핫한 '아무개'라는 브랜드를 스타일쉐어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깐. 그럼 무엇일까. 내 또래들이 올리는 다양한 스타일들을 우선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없을 것이다. 누구는 인스타그램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ootd만 검색해도 수많은 국내외 사용자들의 스타일을 볼 수 있으니깐. 하지만 특정 유저층들(10대, 20대 초반)의 스타일을 그것도 다양한 스쉐러들이 직접 올린 자신의 스타일을 바로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들이 입은 옷들을 확인하고 바로 구매도 할 수 있는 곳은 스타일쉐어가 가장 직관적이다. (10대 20대 초반 국내 스타일 관심사 유저들만 사용하는 오로지 스타일 중심의 인스타그램에 커머스가 바로 붙은 모델이라고 보면 쉬울 수 있다.) 즉 이 브랜드가 세상에 없다면 내 또래의 다양한 아이들의 스타일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지는 것이고 이 부분이 이들에게 가장 불편한 요인이 될 수 있다.


https://images.app.goo.gl/CBCpvqrJ8WL6eZZXA


이런 질문들을 중심으로 답변을 찾아간다면 그 과정에서 이 브랜드가 과거 어떤 모습이었고 현재는 어떤 모습이며 앞으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변한 건 무엇이며 그 안에서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이 브랜드만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그 안에서 경쟁자들과의 차별화 요소는 무엇 일지를 하나씩 정리해 나가기 시작하는데...


Part 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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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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