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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연봉 올리는 단 한가지 방법

박지수| 2022.06.02

대체 디자이너들 연봉은 왜 이렇게 낮은 걸까? 과장 좀 보태서 전문직 중에 가장 몸값이 낮은 직종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무엇이든” 시각화하고 실체화할 수 있다. 이렇게 가치 있는 일을 해내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인지 늘 의문이었다.


디자이너가 연봉을 올리는 방법은 하나다. 비즈니스에 눈을 뜨는 것이다.

비즈니스? 쉽게 말해 그냥 돈이다. 돈에 관심을 가지자. 연봉이 무조건 실력과 연결되지 않는다지만 회사는 돈을 벌어다주는 인재를 절대 버릴 수 없다.
디자이너로서 연봉에 관심있다면, 컬러와 레이아웃에 대해 고민하는 신경쓰는 시간을 조금만 줄이고, 당신의 기술을 비즈니스에 녹이는 방법, 즉 회사에 돈을 벌어다 줄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에 맞게 업무를 추진하거나 배정받길 원해야 한다.



뭔 말인지 모르겠고 그냥 연봉을 올리는 방법은 없냐고?

비교적 단기간에 연봉을 올리는 방법은 있다. 이직하는 거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면접을 보자. 물론 연봉이 오를 것이다라는 전제는 당신의 직전 경험이 무엇이고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다. 당연한 말이지만 협상이란 건 당신이 유리한 카드를 쥐고 있을 때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가진 무기를 원하는 회사를 찾고, 얼마나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회사도 인연과 같아서 어떤 회사는 직전 연봉 만큼만 주겠다고 선을 긋고, 어떤 회사는 그 2배를 주겠다고도 하더라. (참고로 첫 취업부터 높은 연봉을 받고 싶다는 건 도둑놈 심보다.)



나는 월 100만원 받던 디자이너였다.

직책명은 유엑스유아이 디자이너였다. 사실상 하는 일은 기획자가 가져온 와이어프레임에 GUI를 그리는 일이었다. 첫 직장이었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1년이 지나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고작 이게 디자이너의 역할의 전부인가? 내 직책에 뭣하러 UX가 붙었나? 나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고, 그 과정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건 쌩떼가 아니라 그냥 내가 해야 될 일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그것에 소질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회사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나를 철저히 배제했다.
커리어를 고민하던 중, 동기의 추천으로 인연이 닿아 다른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황무지같은 스타트업을 만난 덕분에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제품을 만드는 경험은 원 없이 했다.
제품을 만드는 일은 곧 회사가 원하는 가치를 구현하는 일, 고객이 쓸 제품을 만드는 일, 곧 돈을 버는 일이었다. 커리어 7년차, 100만원 받던 나와 현재의 나의 차이점은 예쁜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아닌, 고객이 쓸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연봉은? 당연히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받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제품을 만들 줄 아는 디자이너였던 건 아니다.

이건 사람들이 안쓸 것 같은데? 이건 좀 불편할 것 같은데? 와 같은 의문에서 시작해보자. 그리고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그려보자. 고객들은 어떻게 쓰는지 관찰해보자. 이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것을 얻는다. 그러나 실제로 이렇게 하는 디자이너는 거의 없다.
제품을 만든 후에도 어떻게 마케팅을 할 것이고, 마케팅으로 유입된 고객이 또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며, 항의하는 고객을 잠재우기 위한 고객센터 운영 또한 제품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을 디자이너가 해결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이를 이해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그렇지 않은 디자이너는 천지차이다. 당신이 사장이라면 어떤 디자이너와 일하고 싶겠는가?



연봉을 올리고 싶다면, 제품을 만들 줄 아는 디자이너가 되자.

디자이너 커리어의 끝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는 곧 비즈니스를 구현하는 사람이다.
실제로 이들을 요즘 ‘프로덕트 디자이너’라고 부르는 듯 하다. 과거 ‘웹 디자이너’, ‘앱 디자이너’, ‘UX/UI 디자이너’라고 불리던 것에 비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을 기업들이 깨닫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이다. 나는 IT 디자이너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제품에 대한 많은 권한을 가져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에 맞는 보상을 받길 바란다.그래도 여전히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뭔지 잘 모르겠다? 핫한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살펴보자. 어떤 회사든 원하는 역량은 비슷비슷하다.기업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 제품을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 세상이 원하는 제품을 구현할 수 있는 사람,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제품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당신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사업을 해야겠지만, 직장인으로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싶다면 대체불가능한 인력이 되자. 디자이너로서 대체불가 인력은 제품을 만들 줄 아는 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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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인턴 디자이너에서 제품총괄까지, 스타트업 A to Z를 경험했습니다. 현재 아웃앤아우터 대표이자 프로덕트 코치, 스타트업 랜선사수, 그리고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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