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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서비스디자인의 매력

an.other| 20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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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국내와 국외에서 본인이 소개하고 싶은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래퍼런스가 있을까요? 그리고 그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허리라 님: 엔진에서 진행한 영국 히드로 공항의 스트레스 없는 고객 여정 개발입니다. 2017년 인천공항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꼼꼼히 다시 보게 되었고 실제로 런던 히드로 공항을 이용하며 피부로 느낀 경험이 있기에 소개합니다. 고객의 여정이 길고, 태스크가 많고,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온오프 플랫폼으로 넓은 서비스를 다루는 경우에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나가야 할지 참고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런던 히드로 공항은 하루 이용객만 하루 평균 17만 명이 오가며, 공항에 상주 혹은 파견으로 일하는 관계자가 400명을 넘을 만큼 크고 넓은 곳입니다.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자고 서비스 제공자에게 불편과 업무 로드가 가중되면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질이 나아졌다고 볼 수 없죠. 엔진은 그중 환승객을 메인 타깃으로 선정하여 그들의 환승 경험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시각/공간 브랜딩을 통해 환승 외의 다른 구간에도 일관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확장하는 순으로 현명하게 전개했죠. 또한 프로젝트 이후에도 서비스 퀄리티 유지가 가능하도록 직원들의 역할과 언어 사용 등에 대한 가이드를 전달해 지속가능한 마무리를 합니다.
이미 2007년에 도입된 사례이지만, 10년이 지난 2017년 이후에 방문해도 여전히 세련되고 분명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었고 터미널과 게이트를 찾아갈 때마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때마다 나타나 도움을 주던 그들의 설계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overview - https://www.enginegroup.co.uk/work/heathrow-airport-designing-premium-passenger-service

조윤아 님: 시민들의 안전도 향상을 위해 안전 중심의 디자인 모델을 구축·적용한 ‘2018 고척 스카이돔 안전 안심 프로젝트’입니다. 제가 PM을 담당하였기에 애착이 있기도 하지만, 서비스디자인 분석 툴과 프로세스를 정석대로 수행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디자인을 빠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척 스카이돔 프로젝트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화재/재난 발생 시 크나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척 스카이돔에 실내 구조와 공간, 이용자들의 이용 행태를 고려한 안전디자인 구축으로, 시민들의 안전도를 향상하는 데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seouldesign.or.kr/board/27/post/103602/detail?menuId=22&boardCateId=2에 첨부된 보고서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첫째,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결과물이 만들어졌습니다. 실내 공간을 디자인한다고 해서 디자인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실제 비상상황을 당면했을 때 변화하는 인간의 신체적·인지적·정서적 특성까지 연구하였습니다. 인간이 실제 비상상황을 당면했을 때 패닉 상태가 되며, 귀소본능, 추종 본능이 발현된다는 특성을 알게 되었으며, 이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눈에 띄는 직관적인 디자인’이라는 산출물의 큰 방향성을 도출하는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둘째, 다양한 전문가들과 공간 실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습니다. Wayfinding 전문가, 화재 대피 전문가, IoT 재난 조명 전문가 등 다수의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였습니다. 또한,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적용을 위해 공간을 실제로 이용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Idea Workshop 등을 진행하여 현 고척 스카이돔의 이슈를 발굴하고, 설루션까지 함께 도출해나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셋째, Deliver의 마지막 단계, 사용성 평가에 관한 것으로, 실제 공간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아이트래킹(시선 추적조사)을 진행해 개선된 디자인이 재난 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동작하는지를 검증하였습니다. 개선 전과 후 별로 사람들의 시선 변화를 측정하고 분석하여 디자인의 효과성을 ‘정량적’으로 도출하였는데, 그동안 서비스디자인 적용 후 개선 효과에 대한 정량적 수치를 검증하기 어려웠던 상황에 의의를 갖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고척 스카이돔 출구 주위 벽면, 계단, 바닥에는 화재 시 가장 잘 보이는 컬러인 ‘노란색’과 직관적인 사이니지, 바닥에 가장 가까운 출구로 안내하는 바닥 대피 안내 사인, 랜드마크 소화기 존 등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경기 또는 공연 후 관객들이 직관적이고 신속하게 출구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때로는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기도 하고, 때로는 공간과 제품, 시스템 등과 고객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도 하는 서비스디자인의 가능성과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Q5. 서비스디자이너만의 특성, 독특한 성격, 직업병, 버릇은 무엇이 있을까요?
서비스디자이너들만의 범주화할만한 특정 패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허리라 님: 불편과 변화의 민감도가 높고, 캐치한 것에 대해 분석하고 저장해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주고받으며 흥미로운 것들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마트에 갔는데 갑자기 마트의 복도가 넓어지고 진열장이 높아졌다. 하는 것을 느끼고 코로나로 리테일 마트에 이런 공간적 변화가 생겼구나. 복도가 넓고 파티션이 높아지면 기존의 사이니지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프라다 옷을 보는데 마크가 다 상체에 붙는 것을 보고 재택, 화상업무가 많아지면서 상품의 브랜드 노출 지점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이런 것들을 느끼고 수집해두는 것입니다.
그런 현상을 계속 팔로 업해야 시대와 사람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생각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걸 즐기거나 자동으로 되지 않는 사람이면 서비스디자인 일이 힘들겠죠. 깨어있는 내내 계속 일하는 느낌이 들 테니까요.


조윤아 님: 언제,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하기 될지 모르기 때문에 ‘나’를 둘러싼 환경을 민감하게 관찰하는 특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 발이 닿는 곳, 내 시선이 머무는 곳 모두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숨은 보석인 셈입니다. 저희 회사는 대한민국의 핫플레이스가 밀집된 연남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2030 세대의 트렌드를 체감하기에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기업을 홍보하는 팝업스토어,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 아기자기한 소품샵 등을 접하기 쉬운데요. 새로운 공간이 생길 때마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Spot의 구성, 고객과 직원들의 동선 설계 방식, 고객이 공간을 이용하는 행태 등을 매의 눈처럼 관찰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공간에 머물면서 팀원들과 이 공간이 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자신도 모르게 평가하고 분석하는 토론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사이트가 있다고 생각하는 들은 습관적으로 사진으로 기록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해 둡니다. 디자인적으로 형태나 소재가 독특한 제품부터 시작해서 트렌드가 반영된 공간들을 찍거나 각종 리플릿, 포스터 등을 모으는 버릇은 서비스디자이너를 정보의 맥시멀 리스트로 이끌어 주는 것 같습니다.



Q6. 서비스디자이너로서 서비스디자인 분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한계(또는 아쉬움)는 무엇인가요?

허리라 님 : 어떤 분야의 무슨 소재이든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업계에서 느낀 서비스디자인 분야의 매력이자 한계입니다.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과 제공자 & 서비스와 니즈/상황과의 간극을 좁히고 싶어 하는 모든 공공/민간 기업들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UX/UI, 브랜딩, 경영컨설팅처럼 서비스디자인이 무엇인지 짧고 분명하게 이해시키기 어렵기도 합니다. 서비스디자이너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전향하며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을 해 개발자와, 판매를 위해 심리학과 마케팅 전략을 공부하는 업계 분들과 협업할 때 다학제적인 접근과 고객 중심, 디자인 띵킹이 비단 서비스디자인만의 방식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보면 자본이 닿지 않는 소외된 곳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 무언가 기존 방식으로는 생각지 못한 새로운 것을 줄 것 같은 이미지가 서비스디자인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엄청난 능력치와 열정, 노력으로 많은 것을 소화해내는 서비스디자이너분들이 현업에 계시기에 서비스디자인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는 것이겠지만, 서비스디자인의 넘치는 가능성과 기대치가 실무자에게 어떤 업무든 다 해야 하는 부담으로 가중되지 않도록 가능성과 기대 수준이 좀 더 구체적이고 분명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윤아 님 : 서비스디자인이 접근 불가한 산업군 또는 산업 영역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요즘 TV에 매일 등장하는 병원, 보건소 등의 의료 분야, 코로나 19로 인해 발길이 잠잠해진 공항, 공항 철도 등 공항 분야,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교육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분야는 서비스디자인의 타깃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지 기존의 체계와 방식을 개선하고,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니즈는 기본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서비스디자인 사전에 제약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 있어 수용적인 태도를 지니면서 동시에 학문 고유의 주체성을 지닌 서비스디자인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남들과 차별화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한 만큼 인간 심리, 사용자 경험, 디자인, 건축, IT 등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자연스럽게 협업할 기회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을 통해서 다방면의 분야를 접하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서비스디자이너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있어서 ‘만능‘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실무에서는 소수 정예 팀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섬세하면서도 민첩한 업무 처리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해관계자들과 고객의 사이를 잇는 커뮤니케이터로서, 고객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지닌 리서쳐로서, 공간, 그래픽, 서비스 등 예측할 수 없는 결과물을 책임지고 산출해야 하는 디자이너로서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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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는 삶의 가치와 합리적인 일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디자인 에이전시 입니다.
그 가치는 개인에게 있다고 보고 개인의 가치를 찾아주는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Personal graphic Design 을 통하여, 다수가 아닌 개인의 중요성과 가치를 존재감을 일깨워 줍니다. 그 외 다양한 그래픽디자인과 브랜딩 서비스로 삶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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