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스 데스크

창작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작가, '드로잉메리'

2021.04.01 ~ 2021.05.02


"하고 싶은 마음을 잃지 말고 나아가세요!"

일러스트레이터 드로잉메리 작가



창작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작가, '드로잉메리'

크리에이터스 데스크의 두 번째 주인공은 '드로잉메리' 작가님입니다. 아마 메리 작가님의 작품은 많은 분들께서 익숙하실 텐데요!
따뜻한 색감과 엷은 미소를 띤 메리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죠. 이런 매력 때문인지 2016년의 이니스프리 타이틀 캘리그라피부터 유니세프, 프리메라, 라네즈, 요기요, 호가든 그리고 작년에는 카페 드롭탑 굿즈까지 다양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도 끊이지 않았답니다.

저희도 누구에게나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메리 작가님의 창작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용산구에 위치한 작업실을 방문했는데요. 메리 작가님의 인간미 넘치는 솔직담백한 에피소드와 창작을 시작하는, 현업에 계시는 분들께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을 알차게 담아 왔답니다.

여러분들도 읽으시면서 작가님의 매력에 쏙 빠져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목차
1. 작가님 소개 & 창작의 시작
2. 작업실 이야기
3. 작업과 도구 이야기
4. 창작 시 슬럼프 극복 & 후배 창작자를 위한 이야기



1. 작가님 소개 & 창작의 시작


출처 : @drawingmary

Q. 안녕하세요, 드로잉메리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그림으로 즐거움을 전달하는 '드로잉 메리'입니다!"

제 이름의 의미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요~ '드로잉'이라는 단어와 제가 좋아하는 '메리'라는 단어가 합쳐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메리크리스마스의 즐거움과 행복함을 의미하는 메리(Merry)와 의미, 발음이 비슷한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Mary를 떠올렸고 그래서 드로잉에 메리를 붙이게 되었답니다!



Q. 그러면 그림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A. "사실 처음부터 그림작가가 꿈은 아니었어요."

그림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 했었는데요. 대학시절,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면서 스토리 보드에 큰 매력이 느껴져서 영화 콘티 작가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독립영화 팀에서 콘티 짜는 일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러다 스토리도 있고 그림도 있는 그림책 작가로 전향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저에게 쉽지 않았어요. 수많은 고민 끝에, 저의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전달하는 방향을 선택했고 그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이런 고민의 시간들을 거치다 보니, 일로써 시작한 건 7-8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서른 살 때부터 정식으로 일을 받았어서 처음 시작한 게 생각보다 늦어요. 처음에 그림작가를 시작했을 때도 나만의 스타일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이런저런 방황과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렇게 계속 기준 없는 것들 중에서 꼭 하고 싶었던 한 가지가 있었는데요. 바로 '색이 꽉 찬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어요. 저에게 색감은 항상 설렘을 주거든요. 그래서 그런 설렘을 가득 채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2. 작업실 이야기


메리 작가님의 작업 흔적이 가득한 공간.


Q. 작업실은 언제 처음 가지게 되신걸까요?


A.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였어요."

그래서 첫 작업실은 서울 한가운데에 자리를 하고 싶었죠. 그때 한참 을지로가 엄청 뜰 때여서 그쪽에서 작업실을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가격에 맞추자니 정말 말도 안 되는 곳에 있고 크기도 이 작업실의 1/4 정도로 정말 작아서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온라인 부동산 서비스에 생각지도 못한 이태원에 좋은 자리가 난 걸 발견했어요! 직접 가봤는데 햇빛이 잘들고 위치도 좋아서 그렇게 구한 첫 작업실에 4년 정도쯤 있었어요. 그 작업실에 정말로 많은 사람들도 오갔고 좋은 동료들을 얻기도 했답니다.





Q. 작가님께서는 평소에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편이신가 봐요!


A.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열정이나 자극을 많이 받곤 해요."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다같이 있는 순간들도 항상 즐거웠어요~
주변에 행운처럼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열정적인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그래서 거기에 열정이나 자극을 많이 받곤 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창작을 시작하는 분들께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을 추천하는데, 처음에는 정말 막막하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나서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 일러스트페어 1회에 나가면서 조금씩 사람들을 알게 됐어요. 거기서 인사 나누고 했던 사람들을 집에 초대했는데요. 좀 더 알고 싶었고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나섰던 것이 사람들을 알게 된 계기가 되어서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림책 작업이 하고 싶었을 때는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위해서 워크숍에 일부러 갔었어요. 워크숍이 끝나고도 소소하게 모여서 스터디할 때 놓치지 않고 참여했었죠. 그때 연이 닿은 지인분이 저한테 일을 주시면서 본격적으로 외주를 시작하게 됐어요. 이렇게 인맥으로 일이 닿는 부분도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많은 창작자분들께서 작업실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계셔서, 공간 구성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작업 동선까지 고려해서 구성하신 걸까요?


A. "맞아요, 특히 지금의 작업실은 동선을 중점으로 공간을 구성했어요."

이전 작업실은 원래 주거용 공간이라 방과 거실 등으로 쪼개져 있어 조금만 수작업을 하게 되면 작업 동선이 많이 꼬였거든요. 위치, 빛, 크기 다 정말 좋았는데 동선이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널찍한 공간이 절실해졌어요. 여기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트여있는 공간을 열심히 찾았어요. 1년 정도 걸려서 지금의 공간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밤을 며칠 새면서 작업도 하니까 쉴 수 있는 쇼파도 있고, 먹을 공간도 만들었답니다.




3. 작업과 도구 이야기


Q. 창작자분들께서 가장 궁금해하시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작업하실 때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많이 얻으시는 편인가요?


A.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들이 아이디어가 되는 것 같아요."

갑자기 어디서 빡 오는 건 아닌 것 같고 쌓이고 쌓이다 보면 머릿속에서 이미지가 딱 떠오를 때가 있거든요. 특별히 여행을 간다고 막 떠오르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서.
아무 생각 안해도 될 때, 자려고 누웠을 때, 샤워할 때, 어디 이동할 때 등등 일상에서 생각할 틈이 생기면 정리가 되고,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곤 해요!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는 대개 머릿속에 뚜렷하게 남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 이미지를 기억해 두었다가 바로 작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대신 낙서나 기록은 시간을 내어 일부러 하는 스타일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낙서는 제게 엄청 중요한 과정 같아요. 거기에서 발전되어 나오는 작업들이 많거든요. 짬날 때마다 일부러 하는데 나중에 보면 그게 정말 좋더라고요. 얻는 것도 많고 거기서 발전돼서 나오는 작업들도 많아요. 제 그림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분홍색 볼터치도 낙서로 탄생했어요.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예전에 했던 낙서들을 보니까 다 볼터치가 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볼터치를 시그니처처럼 계속 작품에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런 제 경험으로 봤을 때,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을 찾기 위해서도 낙서는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결국 그림은 많이 그려볼수록 좋으니까요. 그게 설령 낙서든 모방이든 말이죠. 물론 모방을 해서 공개적인 곳에 내가 창작한 것처럼 꾸미면 안되지만, 연습을 하면서 따라 그려보는건 부끄러운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저도 연습하면서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잘 안했었는데 요즘에는 적극적으로 따라 그려보려고 하고 많이 보고 제 나름대로 낙서를 하고 그게 차곡차곡 쌓이면 자기만의 스타일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출처 : @drawingmary

Q. 작품의 색 때문일까요, 작가님의 작품들에서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로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시나요?


A. "크게보면 '기분 좋은 느낌'이 제가 추구하는 메세지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봐주시는 분의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다른 감상을 남겨주시기도 해요.
그림 속의 인물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자신과 동일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는 등의 디테일한 감정을 보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가져주는 것이 제게는 너무 흥미롭고 고맙기도 해요.

기억에 남는 감상이, 작년에 진행했던 전시에서 이 그림(아래 사진 - 드라이브하는 메리)이 걸려있었는데 어떤 분이 오셔서 눈물 났다고 하시면서... 자기가 있는 상황과 느낌이 그림과 너무 잘 맞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 위로가 된다면서 울먹이시길래 놀라고 고마웠던 기억이 나요.


위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었던 '드라이브 하는 메리' (출처 : @drawingmary)



Q. 작가님의 아크릴 작업물을 보면 깔끔하게 채색하는 기법이 참 인상적입니다. 주로 사용하시는 도구는 어떤 건가요?


A. "쉴드 브랜드의 아크릴 물감으로 대부분 작업을 해요."

저는 주로 아크릴 물감을 쓰고 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아크릴 물감은 다양한 브랜드들이 있지만 특히, 쉴드 브랜드의 아크릴로 대부분 작업을 해요. 그중에 스탠다드 소프트 타입으로 사용하고요. 묵직한 느낌의 아크릴 물감 느낌보다는 플랫하게 발리는 것을 선호해서 이 타입의 아크릴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이 물감은 가격도 합리적이고 퀄리티도 좋아서 후배 창작자분들께도 추천드리고 싶어요!

낙서나 아이디어 스케치를 할 때는 오브젝트 무지 노트와 ZIG의 저널앤타이틀 펜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컬러를 쓸 때는 문구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구 노마르지펜 같은 부담 없는 저렴한 사인펜을 쓰기도 해요.



메리 작가님의 오브젝트 무지 노트에 빼곡한 아이디어 스케치 흔적. 오른손에 쥐고 계신 것이 ZIG 저널앤타이틀 펜이다.



Q. 작업 중에 생겼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쓰고 남은 물감 컵들이 한가득 있어요."

아크릴 물감은 색을 섞고 나면 절대 똑같이 못 만들어요. 섞은 순간 그 색은 그렇게 똑같이 만들 수가 없어서 좀 남을 정도로 진짜 많이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플라스틱 패트병이나 컵에 한가득씩 섞어서 써요. 사실 배경 같은 경우는, 칠하더라도 한 두번이 아니라 서너 번씩은 해야 되거든요.

잘못 섞으면 진짜 엄청 많아지기도 해서, 작업실 이사하면서 한번 싹 버렸는데도 컵만 한가득 있어요.



4. 창작 시 슬럼프 극복&후배창작자를 위한 이야기



Q. 작업을 계속하시다보면 지칠 때가 있을 것 같은데요, 작업을 하시면서 정말 힘들었던 순간이 있나요?


A. "작업을 안하고 있거나 못하고 있을 때, 슬럼프가 오는 것 같아요."

밤새 작업하면서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보다 그림도 안 그려지고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고 이럴 때, 좀 스스로가 무너지면서 가장 힘들었어요. 이렇게 슬럼프가 올 때 저만의 극복 방법이 있는데요.'바닥을 쳐보자'하면서 그냥 두는 거예요.

물에 떠있듯이 흘러가든지, 아니면 가라앉아서 바닥을 찍어오든지 애써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고 우울하면 우울한 채로 있어요.
시간이 필요하니까 오는 거라고 생각해서, 시간에 맡기는 게 가장 나은 것 같더라고요.


스케치 느낌을 담은 금발머리 메리.



Q. 그럼 창작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A. "제 그림을 감상하고 좋아해 주실 때, 보람을 느껴요."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예전에 어떤 분이 팬 레터를 주신 적이 있는데 그분이 생각나서 제가 꺼내놨거든요.
이분을 위해서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작년 전시준비했을 때 주신건데 이렇게 사진으로 인화해서 뒷면에는 메시지까지 적어서 만들어주셨거든요.

이런 정성담긴 선물을 받을 때마다 보람도 느끼고 너무 감사한데 이런 것들이 저한테는 아직 얼떨떨해서 어떻게 표현해야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제대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요. 으레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진짜 이렇게 한 분이라도 봐주신다면 할만하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민망하지만요.


위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시면서 수줍게 꺼내신 팬 레터.

Q. 마지막으로, 작가님과 같은 창작자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이나 격려 부탁드립니다:)


A. "하고 싶은 마음을 잃지 말고 계속해서 나아가세요!"

개인적으로 창작자들은 대부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움직이잖아요. 그리고 그 마음을 이뤄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창작자들의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여기서 어려운 건,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에요. 이런 말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흔히 존버라고 하는데(웃음) 버티고 한 우물만 파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혼자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현실과 스스로의 이상이 부딪히는 일로 힘들 때가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죠.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중요하지만, 상처가 되는 말들은 버려가며 자신을 자신답게 지켜갔으면 해요.

저도 사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실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경제적으로도 당연히 힘들었지만 '이 일을 놓지만 않으면 끝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버텼어요.
어렵지만 조급해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마음을 잃지 말고 계속 해서 나아가세요!
감사합니다:D


이 캔버스들에는 또 어떤 메리들이 탄생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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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스 데스크 두 번째 이벤트

드로잉메리 작가님과 함께 선정한 도구는 <메리피플 아크릴물감 컬러링북 + 드로잉메리 스티커 5종><오브젝트 무지 노트 + ZIG 저널앤타이틀펜 8색>입니다.
총 60명의 창작자에게 두 가지 상품 중 1개를 드립니다. '이벤트 참여하기' 폼 작성 이후 인터뷰에 대한 감상 등을 댓글에 남겨주세요!
2021년 5월 10일 당첨자가 발표됩니다:D
*참여기간 : 2021.04.0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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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스 데스크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총 60분을 선정하여 개별 연락 드릴 예정입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크리에이터스 데스크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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